[월드컵] 밀려드는 손님에 카타르 낙타들 '초과근무 중'

입력 2022-11-29 11:27   수정 2022-11-29 17:12

[월드컵] 밀려드는 손님에 카타르 낙타들 '초과근무 중'
'낙타 체험' 특수에 혹사 논란…"1마리가 하루에 40명씩 태우기도"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전세계에서 백만 명이 넘는 축구팬들이 월드컵 본선 경기를 보기 위해 카타르를 찾으면서 애꿎은 낙타들이 초과근무에 내몰리는 등 혹사를 당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월드컵이 한창 진행 중인 카타르에서는 대표적인 관광 상품인 '낙타 체험'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축구팬들은 축구 경기가 없을 때 카타르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다소 낯선 관광지인 카타르에서 추억을 쌓으려 하고 있다.
특히 사막이 펼쳐진 중동 국가인 카타르에서는 낙타체험에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릴 '인증샷'을 얻기 위해 낙타 위에 올라타거나 낙타와 '셀카'를 찍는 데 여념이 없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낙타 목동들은 덕분에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거두며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어릴 적부터 낙타를 몰았다는 수단 출신 베두인(아랍계 유목민) 알리 자베르 알 알리는 25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며 "신께 감사하지만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다른 목동 여러 명과 함께 일하는 알 알리는 월드컵 이전에는 평일에는 하루 평균 20명, 주말에는 50명 정도의 관광객이 낙타체험을 찾았지만, 지금은 오전에 500명, 오후에 500명 등 하루에 1천 명가량이 낙타를 타러 온다고 밝혔다.
그와 함께 일하는 목동들은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낙타를 15마리에서 60마리로 늘렸다.

알 알리는 "관광 가이드들은 일을 빠르게 진행하길 바란다. 그들은 우리를 압박한다"고 토로했다.
관광객 폭증에 그 누구보다도 고통받는 것은 하루에도 수십 명을 등에 태워야 하는 낙타들이다.
월드컵 개막 이래 카타르의 낙타들은 하루에 15∼20명, 많을 때는 40명씩을 태우고 있다.
낙타들은 보통 관광객 5명을 태운 후에야 비로소 잠깐의 휴식을 맛볼 수 있다.
낙타들은 사막에서 일출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기길 바라는 관광객을 위해 심지어 새벽 일찍부터 일어나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업무량 탓에 피로 누적을 호소하는 낙타들도 있다.
알 알리는 낙타들이 너무 피곤하면 몸을 일으키기를 거부하거나, 일어난 뒤에 다시 주저앉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목동이 일어나지 않으려는 낙타를 강제로 일으키자 낙타가 앓는 소리를 내며 울부짖었고, 이 모습을 본 호주 출신의 여성 관광객은 "낙타들이 학대를 당하는 것 같다"며 소리를 지르는 소동도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dind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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