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신청 FTX 창업자 "계열사에 간 수십억달러, 나도 설명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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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12-05 02:44  

파산신청 FTX 창업자 "계열사에 간 수십억달러, 나도 설명 못해"

파산신청 FTX 창업자 "계열사에 간 수십억달러, 나도 설명 못해"

WSJ 인터뷰서 '사기 아냐' 또 변명…90% 지분 가진 자회사 일에 '모르쇠'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붕괴 사태에 직면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 전 최고경영자(CEO)가 '고의적 사기는 아니었다'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회사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지만, 믿기 힘든 이야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뱅크먼-프리드는 3일(현지시간) 바하마 올버니의 거처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하고 FTX 고객 자금 수십억달러가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로 빠져나간 경위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고만 밝혔다고 이 신문이 4일 전했다.

WSJ에 따르면 창업 초기 FTX는 자체 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FTX 고객들은 자신의 FTX 계좌에 입금하려는 의도로 알라메다가 관리하는 은행 계좌에 이 돈을 송금했다.

이렇게 FTX 고객들이 알라메다 계좌에 입금한 돈은 총 50억달러(약 6조5천억원)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뱅크먼-프리드는 "그 돈은 알라메다로 송금됐고, 그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선 나도 단지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러는 서로 대체가 가능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이 추적할 수 있는 1달러 지폐와 같은 것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FTX는 부실의 진원지인 알라메다에 고객들의 돈을 무단으로 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라진 수십억달러의 자금은 파산보호 절차의 핵심 문제 중 하나다.

뱅크먼-프리드는 자신이 알라메다 경영에서 물러났고 회사 내부 사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으나, WSJ은 그가 알라메다 지분의 90%를 소유한 최대주주라고 꼬집었다.

또한 신문은 뱅크먼-프리드의 인터뷰 발언대로라면 알라메다에 흘러간 FTX 고객 자금이 FTX와 알라메다의 대차대조표에 중복으로 기록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먼-프리드는 내부 시스템 결함으로 FTX에서 이뤄진 알라메다 거래의 규모를 파악할 수 없었다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고도 변명했다.

그는 "알라메다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파악할 만큼 충분한 머리회전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한 뱅크먼-프리드는 이날도 자신이 사기를 저질렀다거나 고의로 고객 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고 WSJ은 전했다.

바하마의 고급 주거단지에 머무는 뱅크먼-프리드는 파파라치를 피해 숙소에 틀어박혀 있다면서 "아파트를 거의 떠나지 못한다. 가까운 친구들과 동료들도 마찬가지이고, 지금은 나와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판론자들은 뱅크먼-프리드처럼 지적 능력을 갖춘 사람이 실수로 수십억달러를 날렸다는 주장에 의구심을 표하며 고의로 고객 돈을 빼돌린 게 아니냐고 주장하지만, 뱅크먼-프리드는 "내가 어떻게 이런 실수를 했는지 자문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난 그들을 비웃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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