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때 숨진 23세 미군병장 70년만에 고향 땅에 묻혀

입력 2022-12-09 11:51  

한국전쟁 때 숨진 23세 미군병장 70년만에 고향 땅에 묻혀
DNA 정보로 유해 신원확인…美뉴햄프셔 가족묘지서 추도식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한국전쟁 당시 전사했던 20대 미군 무명용사의 신원이 71년만에 밝혀져 고향의 품에 돌아와 안겼다.
8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에 따르면 이날 뉴햄프셔주 소도시 리틀턴의 한 가족묘지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미 육군 병장 알프레드 시드니(사망 당시 23세)의 추도식이 열렸다.
시드니 병장은 1951년 제2보병사단 제23보병연대 제2대대 H중대 소속으로 한국에 파병됐다. 그는 그해 5월 18일 남한 쪽이었던 강원도 한계리 근처에서 소속 부대가 공격을 받은 뒤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
북한군에 붙들렸다가 생존해 미국으로 돌아간 한 미군은 시드니 병장도 전쟁포로로 잡혀 북한 창성에 있는 수용소로 끌려갔으며, 같은 해 7월 그곳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시드니 병장의 유해는 1954년 북한이 유엔군사령부에 반환한 전쟁포로 유해에 포함돼 있었으며, 당시에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X-14144'라는 표식만 붙은 채 하와이 호놀룰루의 국립묘지에 묻혔다.
DPAA는 2018년 7월 호놀룰루 묘지에 묻힌 한국전쟁 전사자 652명의 신원을 확인하는 계획을 수립했고, 2020년 2월부터 X-14144 유해 분석에 나섰다.
치아 기록과 흉부 방사선 사진 비교, 여러 정황 증거를 활용했으며, 미토콘드리아 DNA 감식도 벌였다. DNA 분석에는 시드니의 유족 중 남자 조카의 유전자가 활용됐다.
마침내 올해 8월 23일 X-14144 유해의 신원이 리틀턴 출신의 시드니 병장으로 밝혀졌고, 이후 3개월여 만에 유해가 고향 땅으로 옮겨져 가족묘지의 어머니 묘소 옆에 안장됐다.
5남매 중 맏이였던 시드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길먼 제지회사에 들어가 일하다 1946년 2월 군에 입대했다. 그에게는 2010년 미 정부가 사망한 군인에게 주는 퍼플하트 훈장이 추서됐다.
그의 조카 칼린 하트퍼드는 이날 추도식을 마친 뒤 "정말로 아름다웠고 매우 감동적이었다"며 특히 시드니의 형제 중 유일하게 살아있는 90세 여동생이 그의 관 옆에 서 있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하트퍼드는 "오빠가 집에 돌아오는 것이 더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이모가 이 꿈이 이뤄진 것을 보게 됐다"며 "감동적이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이라고 했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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