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車생산에 여성의 섬세함은 필수"…볼보 토슬란다공장 가보니

입력 2022-12-16 07:00   수정 2022-12-16 07:01

[르포] "車생산에 여성의 섬세함은 필수"…볼보 토슬란다공장 가보니
직원 6천500명이 로봇 1천400대와 협업…여성 비율 30%로 높아
車업계 최초 탄소중립 실현 공장…1조3천억원 들여 전동화 전환


(예테보리=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7일(현지시간) 오후 스웨덴 남서부 예테보리에 있는 볼보자동차 토슬란다 생산공장.
볼보의 시작이자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토슬란다 공장에 투어 열차를 타고 들어서자 주황색 로봇들이 두꺼운 철판을 큰 프레스 기기에 넣는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옆에는 같은 색 작업복을 입은 직원이 일일이 공정을 감독하고 있었다.
안내를 맡은 프란체스카 비크린씨는 "토슬란다 공장은 로봇과 사람의 균형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며 "볼보는 공장에서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말했다.
볼보는 5∼10일 한국,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자들을 초청해 향후 전략을 소개하는 '딥트 인 블루'(DIPPED IN BLUE) 행사를 열고 토슬란다 공장 방문을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했다.

토슬란다 공장은 1964년 4월 문을 연 볼보의 가장 오래된 생산기지다.
직원 6천500명이 로봇 1천400대와 함께 매년 30만대 가량을 생산한다. 볼보 주력 모델인 XC90, XC60, V60, V90 등이 토슬란다 공장의 주요 생산품이다.
공정은 크게 압축(Press)과 차체(Body), 도장(Paint), 조립(Assembly), 최종 품질 테스트(QA)로 나뉘는데 모든 작업을 마치고 자동차 한 대가 완성되는 시간은 38시간 정도라고 비크린씨는 전했다.
색을 입히는 도장 공정(16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만에 차 1대가 '뚝딱' 만들어지는 셈이다.
토슬란다 공장은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점식 안전벨트가 탑재된 아마존 120이 처음 생산된 곳이다.
이런 연유로 직원들은 공장을 '아마존'이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안전이라는 볼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가 탄생한 곳이 바로 이 공장인 셈이다.
공장 안을 투어 열차로 돌아다니다 보니 여기저기서 여성 직원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사진 촬영은 금지됐지만, 일부 직원들은 취재진을 향해 크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비크린씨는 "볼보 공장의 여성 비율은 30%로, 다른 업체 공장들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여러 생산라인에서 여성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어 "자동차 제작에는 꼼꼼함과 섬세함이 요구된다"며 "그런 면에서 여성 직원들이 큰 능력을 발휘하고 있고, 그것이 볼보의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토슬란다 공장은 자동차 업계 최초로 탄소중립(기후중립)을 이룬 곳이기도 하다.
파리협정에 따라 유럽은 자동차 제조시설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한 온실가스 배출이 없으면 탄소중립이 실현된 공장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토슬란다 공장은 지난해부터 재생 에너지를 발전해 얻은 전기만을 공장 운영에 사용하고 있다. 난방 에너지의 절반은 바이오가스로, 나머지 절반은 쓰레기 폐열을 통해 충당한다. 이를 증명하듯 공장 곳곳에는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방식'(sustainable and safe way)이라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토슬란다 공장은 올해 자동차 생산에 들어가는 전기를 7천㎿h(메가와트시) 절약하는 등 2025년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30% 더 감축할 예정이다.


볼보는 회사를 대표하는 토슬란다 공장에 100억 크로나(1조2천700억원)를 투입해 전기차 생산기지로 탈바꿈시키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앞서 볼보는 2030년까지 모든 생산 차종을 전기차로 100%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토슬란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종들이 모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나 마일드하이브리드(MHEV)란 점이 이러한 볼보의 의지를 보여줬다.
아울러 볼보는 메가 캐스팅(Mega Casting) 생산방식을 도입하며 전동화 전환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메가 캐스팅은 용접과 볼트 조립 없이 하나의 부품을 크게 주조해 만드는 방식으로, 생산에 필요한 로봇과 공정 수, 공정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생산 공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도 감축할 수 있다.
특히 전기차 바닥 구조를 메가 캐스팅으로 만들면 차체 무게가 줄어 주행거리도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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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캐스팅의 핵심 중 하나는 매리지 포인트(Marriage point) 공정이다.
매리지 포인트는 원래 차체와 하부구조가 만나는 곳을 지칭한다. 하지만 전기차에서는 배터리 셀과 모듈이 합쳐지는 지점을 말하는데 토슬란다 공장은 이런 매리지포인트로 전기차 생산공정의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취재진의 투어 차량이 들어서자 트레일러를 따라 차량 하부구조가 실려 왔고, 이에 맞는 차체가 자동으로 이동해 하부구조와 맞춰지는 과정이 한눈에 보였다.
하비에르 발레라 볼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기차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배터리와 배터리를 관리하는 방식"이라며 "배터리와 전자 모터, 전자 모터 내 전자장치를 하나로 연결하는 시스템에서 볼보의 경쟁력을 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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