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美전망] ⑤ 혹독한 겨울 보낸 가상화폐…내년엔 봄날 맞을까

입력 2022-12-28 08:00  

[2023 美전망] ⑤ 혹독한 겨울 보낸 가상화폐…내년엔 봄날 맞을까
비트코인 1만6천달러로 추락…내년 5천∼1만달러 전망도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도 장담 못 해…추가 악재 불안감 팽배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파죽지세처럼 내달리던 가상화폐 업계가 올해 예상과 달리 '혹독한 겨울'을 보내면서 언제 '따뜻한 봄날'을 맞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내년에 시장이 회복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지만, 불안한 가격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현재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1만6천 달러(2천54만 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는 작년 말 4만7천 달러대의 3분의 1 수준으로, 2021년 11월 사상 최고치였던 6만8천 달러대와 비교하면 불과 13개월 만에 75% 이상 폭락했다.
2등주 이더리움도 1천200 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말 3천700 달러대 보다 33%, 4천800 달러대까지 치솟았던 작년 11월의 25% 수준이다.
가상화폐들의 급락 원인으로는 우선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적 요인이 꼽힌다.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연준이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매 현상이 촉발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초 0.00~0.25%였던 기준 금리는 1년 만에 4.25∼4.50%가 됐다. 2007년 이후 최근 1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가상화폐 업계의 초대형 악재는 '탈(脫) 가상화폐' 흐름을 부채질했다.
지난 5월 국내 가상화폐 기업 테라폼랩스의 테라USD와 루나 코인의 가격이 폭락해 휴짓조각이 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수십조 원의 손실을 안겼다.
11월에는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가 재무 부실 의혹에 따른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가 발생하며 결국 파산보호 신청에 이르렀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일으킨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도피 중이고,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서는 신세가 됐다.
여기에 최근 가상화폐 대출 플랫폼 셀시어스와 거래소 코인플렉스의 인출 중단 사태, 유명 가상화폐 헤지펀드인 '스리 애로즈 캐피털'의 파산 등도 터져 나오면서 가상화폐 시장은 크게 흔들렸고, 코인 가격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악재가 다시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팽배해 있다고 본다. 가상화폐가 당분간 상승세로의 전환이 쉽지 않은 이유다.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 인상과 테라·루나 사태 이후 2만 달러 아래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은 10월 말에는 2만 달러선을 회복하며 바닥을 다지는 듯했다. 그러나 FTX 사태로 1만5천 달러대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알 수 없게 됐다.
또 다른 가상화폐 대출업체의 파산보호 신청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낸스가 FTX 붕괴 이후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 하지만 재무구조는 여전히 '미스터리'"라고 지적했다.
미 검찰은 2018년부터 돈세탁 및 불법 송금 혐의로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 등에 대해 수사를 벌여 기소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회계법인 마자르(Mazars)는 바이낸스와 크립토닷컴 등 가상화폐 거래소들에 대해 거래를 끊겠다며 '손절'을 선언한 상태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하긴 했지만, 연준이 2024년 전까지 금리 인하 전환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아 긴축 완화 기대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이 결국 경기침체를 초래할 것이란 공포마저 나오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이에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내년 비트코인 가격이 코인당 5천 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보다 70%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점점 더 많은 가상화폐 회사와 거래소들의 유동성이 부족해져 추가 파산이 발생하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월가의 템플턴자산운용 이머징마켓그룹 마크 모비우스 회장은 비트코인이 내년에 1만 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모비우스 회장은 가상화폐 거래소 관련 기업이 잇따라 파산하는 상황에서 시장에 유동성이 줄어든 점을 이유로 꼽았다.
반면, 실리콘밸리 벤처투자가인 팀 드레이퍼는 내년 6월에는 비트코인이 25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당초 올해 말 비트코인이 25만 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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