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교대 24시간"…감염확산 속 총동원령 내려진 中제약사들

입력 2023-01-11 09:48  

[르포] "3교대 24시간"…감염확산 속 총동원령 내려진 中제약사들
제약사들 '전쟁 때 군수공장'같은 생산체제 가동…춘제연휴도 반납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하루 8시간씩 세 팀으로 나눠 24시간 공장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10일 중국 외교부가 주관한 외신 프레스 투어에서 베이징의 제약사인 '웨캉(悅康·영어명 유케어)약업' 공장의 해열제 포장 라인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평소의 4배로 늘어난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서다. 의약품 부족 현상이 점점 해소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14억 인구 대국 중국에서 지난달 이후 감염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제약 회사의 역할은 전쟁 때의 군수공장에 비유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으로 보였다.
하루 10만 갑 이상의 해열제를 생산하느라 이 회사 각 라인 직원들은 쉴 틈 없이 일하고 있었다. 기자들이 둘러본 제품 포장 라인에는 해열제와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 제품이 근로자들 손 앞으로 쉼 없이 쏟아져 들어왔다.
제약 업계에 해열제와 코로나19 대증 치료약 등의 전국적 수요를 충족시키라는 사실상의 '총동원령'이 내려진 까닭에 이 회사 근로자 대부분은 방역상의 제약이 전면 해제됐음에도 춘제(22일) 때 고향에 가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웨캉 공장의 장장 부총경리는 "전체 생산라인을 총동원해 전력으로 생산을 하고 있다"며 "춘제 기간 (고향에 가지 않고) 남아서 일하는 근무자에게는 춘제 연휴 근무에 대해 평소 임금의 3배를 지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코로나19가 막 급격히 확산하기 시작한 때인 작년 12월 10일이 분수령이었다고 소개했다. 당일 베이징시 당 위원회가 소집한 제약회사 회의에서 웨캉이 의약품 중점 생산업체의 하나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생산 라인을 24시간 풀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회사에서도 지난해 11월 말 공장 물류 라인에서 일하는 직원 1명이 감염된 것을 시작으로 적지 않은 직원들이 최근 베이징의 코로나 급확산 때 감염됐지만, 회사가 생산한 대증 치료제를 복용해가며 생산 라인을 지켰다고 이 회사의 위웨이스 이사장이 밝혔다.

허난전스(河南眞實)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아즈푸딩' 위탁 생산을 하는 베이징의 또 다른 제약사 화룬솽허(華潤雙鶴)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회사 생산 라인을 책임지는 왕리리 총경리는 "정부 지도 아래 현재 24시간 쉬지 않고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룬솽허와 같은 코로나19 치료제 제조사는 화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국가보험 적용 의약품 목록에 넣기 위해 중국 당국이 화이자와 벌인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생산량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진 듯했다.
이날 화룬솽허 공장에서 외신 기자들의 취재에 응한 회사 관계자와 공업정보화부 당국자는 '국민의 의약품 수요 충족'을 거듭 강조했다.
루원차오 화룬솽허 총재는 지난달 코로나19 급확산 속에 직원들 상당수가 감염되면서 결원이 일부 있었지만, 지금은 정상을 회복했다면서 "현재 수요와 주문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공업정보화부 소비품공업사(司·국에 해당) 저우젠 부사장은 "춘제 때도 생산과 공급이 끊겨서는 안 된다"며 "코로나19 상황에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우리는 일반 국민들에게 충분한 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우 부사장은 "전국 코로나19 방역 및 의료 물질 생산과 공급 보장을 위해 의료물자 생산 중점 기업을 확대했다"며 특히 "의료기구와 양로원, 복지원 등 핵심 장소에 대한 의료 보장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국가총동원 태세로 3년 가까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집행한 데 이어 지난달 위드 코로나로 급전환한 이후에는 의료 대응에도 국가 총동원 체제를 가동하는 모습을 이날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외교부가 코로나19 확산 기간 거의 하지 않던 외신 대상 프레스 투어를 제약회사에서 한 것도 민관이 '일심동체'로 의약품 공급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약품 부족 및 의료붕괴 우려 등을 불식하기 위함으로 보였다.
하지만 12월 초부터 제약회사들을 '쥐어짜기' 전에 중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에 대비한 의약품 준비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레스 투어 도중에 중국이 한국의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 국민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한다는 발표가 전해졌다. 중국은 방역과 의료, 외교 모두 '투쟁' 모드인 듯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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