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셴코 정권에 맞선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재판 개시

입력 2023-01-17 19:30  

루카셴코 정권에 맞선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재판 개시
"2020년 대선 승리" 주장했다가 반역죄 혐의…15년형 위기
망명 중인 치하노우스카야 "재판은 희극과 쇼에 불과할 것"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벨라루스의 야권 지도자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에 대한 재판이 17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시작됐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치하노우스카야는 현재 이웃 나라인 리투아니아에 망명 중이어서 재판은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궐석재판으로 진행됐다.
치하노우스카야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정권에 맞서 2020년 대선에 출마했으나 당선에는 실패했다.
치하노우스카야는 대선 이후 리투아니아로 망명해 2020년 대선 승리를 주장하며 루카셴코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선거 부정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민스크에서 몇 달 동안 이어졌다. 치하노우스카야는 벨라루스 민주주의 운동의 상징이 됐다.
치하노우스카야는 반역죄, 권력을 탈취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극단주의 단체를 조직하고 이끈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유죄가 선고될 경우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로이터와 만난 그는 이번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벨라루스에는 정직한 재판이 없다"며 "우리는 절대적인 무법 상태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재판은 희극과 쇼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치하노우스카야는 재판에 앞서 법원 문서를 열람할 권한을 부여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정치적 동지인 마리아 모로즈, 파벨 라투슈코, 올가 코발코바, 세르게이 딜레프스키도 궐석 재판을 받고 있다.

치하노우스카야에 대한 재판이 개시되기 전, 벨라루스 당국은 남편 세르게이 치하노우스키에 대해 새로운 혐의를 발표했다.
치하노우스키는 2021년 폭동을 조직하고 사회적 증오를 선동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벨라루스 당국은 치하노우스키가 교도관의 지시에 불응하고 교도소 내 갈등을 유발했다며 새로운 혐의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유튜브 블로거인 치하노우스키는 루카셴코 대통령을 동화 속 '콧수염 바퀴벌레'에 비유하면서 유명해졌다.
치하노우스키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 질서 교란 혐의로 체포되자 아내인 치하노우스카야가 남편을 대신해 출마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4년 처음 권좌에 오른 뒤 헌법을 고쳐가며 6연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까지 29년째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유럽 최장기 독재자다.
그는 권력 유지를 위해 야권 지도자와 지지자들을 감옥에 집어넣거나 망명을 강요했다.
벨라루스 인권단체 비아스나는 자국에 1천400명 이상의 정치범이 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법원은 지난 5일 외화 밀반입, 불법 시위 조직 및 참가 혐의를 받는 작년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 알레스 비알리아츠키 등 인권운동가 3명에 대한 재판도 시작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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