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보우소나루가 아마존 원주민 집단학살" 비난

입력 2023-01-23 16:22  

브라질 룰라 "보우소나루가 아마존 원주민 집단학살" 비난
보우소나루 집권기 불법 채금업자 급증해 보호구역 잠식
원주민 지도자 "전 정부서 도움 요청 무시…우리에겐 피의 정권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브라질 아마존에서 불법 금 채굴업이 성행하면서 원주민들이 생존의 위협을 당한 데 대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전임자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정권이 저지른 '집단학살'(genocide·제노사이드)이라고 비난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지난 21일 아마존 야노마미 원주민 보호구역 인근 호라이마의 진료소를 방문해 상황을 살핀 뒤 자신의 트위터에 "호라이마에서 목격한 것은 인도주의 위기를 넘어선 집단학살이었다. 이는 국민의 고통에 무감각한 (전) 정부가 저지른 계획적 범죄였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또한 "이전 정부는 2만명에 이르는 불법 금 채굴업자들의 침입을 방치하거나 무시해 결과적으로 이를 부추겼으며, 이는 이번 집단학살의 주요 원인이 됐다"며 "불법 채굴업자들은 수은으로 강을 오염시켜 파괴와 죽음을 초래했다. 이보다 더한 집단학살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잡단학살은 특정 민족이나 인종, 종교집단을 말살하기 위한 대량학살을 의미한다.
플라비우 디노 법무장관은 야노마미 부족에 자행된 집단학살을 포함한 다양한 범죄를 수사하도록 연방 경찰에 명령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브라질 최대 원주민 보호구역인 야노마미 부족 거주지에서 최근 수년간 금 채굴 강제노동에 투입된 원주민 어린이 570여명이 수은중독 등으로 숨졌다는 현지 탐사매체의 보도에 뒤이은 것이다. 브라질 보건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 20일 야노마미 거주지에 의료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가디언은 보우소나루와 연줄이 있는 재벌 사업가를 비롯한 불법 금 채굴업자들이 야노마미 보호구역을 잠식해 들어갔으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재임기인 2019∼2022년 야마노미 보호구역을 침범한 '가림페이루'(불법 금 채굴업자)가 5천명에서 2만명으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이들 불법 채금업자들은 강을 오염시키고 숲을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물고기와 멧돼지 등 야노마미 부족의 주요 식량 공급원을 빼앗고 말라리아 등 전염병을 퍼뜨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소니아 과자자라 원주민부 장관은 룰라 대통령과 함께 호라이마로 출발하기에 앞서 "야노마미 부족 어린이들이 말라리아와 기생충, 영양실조, 설사 등으로 72시간마다 한 명씩 사망하고 있다"며 향후 3개월 안에 불법 채금업자들을 보호구역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도 22일 트위터를 통해 "수은중독으로 사망한 어린이 570명이 야노마미 집단학살의 증거"라며 보우소나루 정권에 화살을 돌렸다.
호세프 전 대통령은 "(집단학살의) 동기는 그들의 땅을 침략한 채금업자들의 탐욕이고, 가해자는 이 침략을 옹호하고 원주민에 대한 의료지원을 거부한 보우소나루"라며 "보우소나루를 포함한 모든 책임자는 집단학살로 기소돼 재판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원주민 의료가 집권 당시 우선순위 중 하나였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비난을 '좌파의 코미디'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가디언은 극우 성향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흑인과 원주민에 대한 편견을 거르지 않은 발언으로 악명이 높으며, 2018년 대선 캠페인 당시 원주민 보호구역을 개방해 상업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원주민 보호 활동가들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환경·원주민 보호정책을 약화해 아마존 삼림 벌채가 60% 증가했다고 성토했다.
야노마미 부족 지도자 주니오르 헤쿠라리는 가디언에 "(지난 정부는) 피의 정권이었다"고 말했다.
헤쿠라리는 보우소나루 집권 시절 불법 채금업자들의 침범과 기아·질병·사망 증가 등에 대해 50건 이상의 청원을 정부에 보냈지만 모두 무시당했다며 "그는 도움을 청하는 울음소리를 외면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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