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中정찰풍선에 분노…경찰 "총 쏘지 말라" 당부

입력 2023-02-04 15:21   수정 2023-02-04 15:37

미국인, 中정찰풍선에 분노…경찰 "총 쏘지 말라" 당부
몬태나 주민 "영공침해, 왜 격추않나 " 불만 토로
일부 "왜 날아오도록 냅뒀나" 국가안보 부실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미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의 정찰풍선으로 의심되는 비행체를 두고 미국인들의 우려와 분노가 커지고 있다.
미국 경찰은 3일(현지시간) 현지 주민에게 중국 정찰풍선으로 의심되는 비행체를 발견해도 이를 총으로 쏘지 말라고 당부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州) 가스토니아 경찰은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악명 높은 중국의 '기상 관측 풍선'이 가스토니아 상공을 지나가더라도 경찰에 신고하거나 이를 겨냥해 총을 쏘지 말라"고 주문했다.
전날 미국에서는 중국 정찰풍선으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나타나 본토 상공을 휘젓고 다녀 미국 당국이 격추를 검토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은 자국 비행체의 미국 진입을 인정하면서도 '이는 기상 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라고 주장했다.
가스토니아 경찰국은 "우리는 18㎞ 고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응할 능력이 없으며, 법 집행 기관은 우리가 이 일에 관여하지 않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비행체를 떨어뜨리려고 이를 권총으로 쏘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가스토니아는 전날 해당 비행체가 처음 목격된 몬태나주에서 약 3천㎞ 떨어져 있다.
CNN방송의 한 기상학자는 3일 저녁 풍향을 고려하면 이 비행체가 24시간 안에 노스캐롤라이나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찰의 이 같은 당부는 중국 풍선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국민이 이번 사건에 분노하면서 안보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몬태나주에 거주하는 요리사 빌리 노리스는 "비행체는 격추돼야 했다"면서 "그것은 정찰 풍선이고 미국 상공을 날아서는 안 됐다"고 비판했다.
몬태나주 빌링스 시장 빌 콜도 "나는 전문가가 아니지만 왜 정부가 그걸 격추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콜 시장은 "몬태나주 인구밀도는 겨우 1제곱마일에 7명꼴이고 누가 잔해에 맞을 확률은 파워볼(천문학적 액수가 걸리는 복권) 당첨 가능성보다 낮다"며 "사람보다 2배 많은 소가 훨씬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해당 풍선이 군사적 혹은 정치적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안전을 고려한다며 풍선을 격추하는 등 직접 물리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빌링스의 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챗 콜은 "우리는 안보 문제를 더 잘 관리해야 한다"면서 "풍선이 몬태나까지 이렇게 멀리 날아왔다는 건 국가 안보와 관련된 일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몬태나주의 축산업자이자 1996년 개봉한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미국 대통령을 연기한 배우 빌 풀만은 "이번 일은 나와 몬태나주의 많은 주민에게 경종을 울렸다"고 말했다.
그는 "몬태나주는 전쟁이 벌어졌을 때 직접적 피해를 보기에는 너무 외딴 지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핵 선제공격이 발생할 경우 최전선이 될 수도 있는 곳"이라고 우려했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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