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재앙의 숨은 씨앗…지진대인 줄 알면서 부실건축

입력 2023-02-08 12:22  

[튀르키예 강진] 재앙의 숨은 씨앗…지진대인 줄 알면서 부실건축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튀르키예와 시리아가 지진 활동이 활발한 지역임에도 건물들은 내진 설계가 안 된 경우가 많아 이번 강진에서 막대한 인명피해의 원인이 됐으며 이는 앞으로 계속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과 연구 관련 뉴스·분석 인터넷 매체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은 7일(현지시간) 이들 지역의 지진 위험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며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의 원인과 배경에 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튀르키예는 세계에서 지진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 중 하나로 꼽힌다. 1999년에는 규모 7.6 강진으로 1만7천여 명이 숨졌고 2011년에도 수백 명이 숨지는 지진이 발생했다. 2천년 전 대지진으로 10여 개 도시가 초토화됐다는 기록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진 위험이 수천 년간 계속되고 내진 건축 기술도 크게 발전했지만 건축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인으로 인해 이 지역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내진 건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1999년 튀르키예 강진 후 현지 기반시설 평가에 참여했던 조너선 스튜어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는 "우리는 이런 피해를 전에도 봤다"며 건물 수천 채가 붕괴한 것은 전혀 놀라운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1999년 당시 건물들이 팬케이크처럼 무너져 내리면서 많은 인명피해가 났는데 이번에도 많은 건물이 똑같이 팬케이크처럼 붕괴했다"면서 건물들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튀르키예가 1999년 강진 이후 내진 설계를 강화하도록 건축 규정을 개선한 점을 들어 그전에 건축된 건물들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재난 복구 전문가 키트 미야모토 씨는 1999년 강진 후 제정된 건축 규정은 훌륭하지만 많은 건물이 그 전에 건설됐다며 "2000년 이전에 세워진 건물들은 모두 매우 위험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1999년 건축 규정 개선 이후 지어진 많은 건물이 이번 지진에서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며 규정 개선이 건물의 질 개선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건축 규정은 중력가속도(g)의 30~40%에 해당하는 진동을 견딜 수 있게 건물을 설계하도록 했으나 이번 지진에 많은 건물이 규정보다 낮은 중력가속도 20~50%의 진동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것이다.
더컨버세이션은 튀르키예 정부도 많은 건물이 지진에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많은 건물의 내진 보강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더컨버세이션은 튀르키예 정부가 2019년 건물이 흔들림에 더 잘 견디게 설계하도록 새 규정을 채택했다며 지진 후 진행될 재건작업이 건물 안전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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