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라이시 "일방주의·괴롭힘 반대" 美견제 의기투합(종합)

입력 2023-02-14 22:36  

시진핑·라이시 "일방주의·괴롭힘 반대" 美견제 의기투합(종합)
베이징서 中·이란 정상회담…무역·농공업·인프라 등서 협력심화 합의
시 "핵합의 복원협상에 건설적 참여"…라이시 "대이란 투자·관광 환영"


(홍콩 베이징=연합뉴스) 윤고은 조준형 특파원 = '정찰풍선' 사태를 계기로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과 이란 정상이 이구동성으로 '일방주의' 반대를 강조하며 미국 견제에 의기투합했다.
14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국빈 자격으로 방중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양국 관계는 각종 변화무쌍한 국제 정세의 시련을 견뎌 냈다"고 강조한 뒤 "중국은 이란이 국가 주권과 독립, 영토의 완전성, 민족 존엄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하고, 일방주의와 괴롭히기에 저항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외부 세력이 이란 내정에 간섭하고 이란의 안보와 안정을 파괴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서로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이란과 상호 지지를 계속 견고히 하길 원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라이시 대통령도 "이란과 중국은 모두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괴롭힘에 반대하고 외부세력의 내정간섭에 결연히 반대한다"며 화답했다.
이어 "이란 측은 중국이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는 것을 확고히 지지한다"며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글로벌개발이니셔티브, 글로벌안보이니셔티브 등에 대한 지지 의사도 밝혔다.
두 정상 모두 미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중국과 이란이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대표적 국가라는 점에서 이날 일방주의와 패권, 괴롭힘 등에 대한 반대를 거론한 것은 다분히 미국을 견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달 초 중국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 주장)'이 미국 영공에 진입한 사실이 공개된 이후 미국의 대중국 압박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으로선 우방국과 손잡고 미국에 반격을 시도한 형국이다.

◇시진핑 "이란핵합의 복원 협상에 건설적 참여"
시 주석은 또 "중국은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에 계속 건설적으로 참여하고, 이란 측이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하고, 이란 핵 문제가 조기에 적절히 해결되도록 추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핵합의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6개국과 이란이 2015년 체결했다.
이란이 핵개발을 자제하는 대가로 미국, 유럽연합(EU), 유엔이 이란을 상대로 부과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게 골자다.
그러나 이 합의는 2017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하고 제재를 복원해 사실상 와해했다.
대이란 제재 완화로 이란이 결국 더 쉽게 핵개발을 할 것이라는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 미국 공화당 매파 등의 주장이 반영된 조치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집권한 뒤 이란 핵합의는 복원을 위한 협상이 이뤄지고 있으나 교착에 빠진 상황이다.
아울러 시 주석은 중동 안정이 세계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에 극도로 중요하다면서 중국은 이란이 주변국과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려 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 발언은 작년 12월 시 주석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때 발표된 중국·아랍 국가 간 공동성명 내용에 이란이 반발했던 상황과 연결된다.
공동성명에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영유권 분쟁 중인 3개 섬 문제와 관련해 UAE의 문제 해결 노력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자 이란 외무부는 테헤란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고, 라이시 대통령도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런 상황에서 시 주석은 이번에 이란의 대주변국 외교를 칭찬함으로써 UAE를 비롯한 다른 걸프 국가와 이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모양새를 취했다. 각각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리더격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양측 모두로부터 상당량의 원유를 도입하고 있는 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고려한 발언으로 읽힌다.
◇"무역·농업·공업·인프라 등 협력 심화"

시 주석은 또한 "이란과 무역, 농업, 공업, 인프라 등 영역에서 실질적 협력을 심화할 의향이 있다"며 "이란으로부터 더 많은 고품질 농산물을 수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시 대통령도 "무역, 인프라 등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심화하길 희망한다"며 "중국 기업의 이란 투자를 환영하고, 더 많은 중국 관광객이 이란에 여행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라이시 대통령의 방중에 이란 재경부와 석유부 장관이 동행했고, 시진핑 주석의 새 경제 책사인 허리펑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회담에 배석한 것은 이번 계기에 양측이 에너지와 교역 등과 관련한 협력 강화를 위한 깊이 있는 논의를 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시 주석은 중국이 "국제적, 지역적 상황의 어떠한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이란과 우호 협력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시 대통령은 2박 3일 일정으로 이날 중국을 방문했다. 이란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건 20년 만이다.
시 주석과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회담한 데 이어 약 5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앞으로 양국은 라이시의 방중 협의 결과를 총망라한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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