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찰풍선 후폭풍 진화 직접 나섰지만…혹떼려다 혹붙인 격?

입력 2023-02-17 11:32   수정 2023-02-17 18:01

바이든 정찰풍선 후폭풍 진화 직접 나섰지만…혹떼려다 혹붙인 격?
NBC 인터뷰서도 "군 권고 받았다"며 과잉대응 비판 일축
10분 안된 브리핑, 질문 안 받고 떠나…WSJ "알맹이 없는 말잔치"
英 스카이뉴스 "격추 中 풍선, 본토 아닌 하와이 향하다 항로 이탈"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중 간 '정찰 풍선' 갈등과 관련해 풍선 격추의 정당성을 설파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대화 용의가 있다고 밝히는 등 직접 후폭풍 진화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영공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 풍선을 미군이 격추한 것은 과잉 대응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으로부터 권고를 받았다"면서 정치적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는 풍선을 격추하지 않는 것이 더 쉬운 일이었다고 방어막을 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중국과 대화할 계획이 있다면서 "시 주석이 가장 원치 않는 일은 미국, 그리고 나와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 대화하게 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중국 정찰 풍선을 격추함으로써 주권 침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풍선 격추와 관련해 중국에 사과할 뜻은 없으나 시 주석과 대화하겠다며 "우리는 신냉전을 바라는 것이 아니지만 나는 사과하지 않겠다. (미중은) 경쟁하겠지만 경쟁이 충돌로 향하지 않도록 책임 있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정찰 풍선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7일 국정연설에서도 "만약 중국이 우리의 주권을 위협할 경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면서 간접적으로 강력한 대응 입장만 밝혔다.
그러다 '풍선 갈등'으로 미중 관계가 경색되는 가운데 중국이 '과잉대응'이라고 반격에 나서고, 공화당 등 자국 내에서도 '불투명한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직접 마이크를 잡고 사태를 진정시키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격추된 정찰 풍선과 이후 북미 상공에서 발견된 미확인 비행체의 목적·정체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면서 오히려 과잉대응과 군 탐지 능력에 허점이 있음을 인정한 격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군은 앞서 지난 4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앞바다에서 중국 정찰 풍선을 격추한 데 이어 10∼12일 북미 상공에서도 미확인 비행체 3개를 격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브리핑에서 미확인 비행체 3개의 정체에 대해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하며, 현재로서는 중국의 스파이 풍선 프로그램과 연관이 있거나 다른 국가의 정찰 기구로 볼만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이 스파이 풍선 플라이바이(fly-by, 사열식이나 에어쇼에서 비행기가 편대를 이뤄 저공비행 하는 것)를 하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브리핑이 알맹이 없는 '말 잔치'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WSJ은 사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브리핑에서 "10분이 채 안 되는 동안 실질적인 내용은 거의 제시하지 않았으며 질문도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또 미확인 비행물체를 다룰 '더 뚜렷한 규칙'을 마련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에 "미국민들은 왜 아직 그런 구별 능력을 갖추지 못했는지 의아해할 것"이라며 "풍선 잔해를 수거했음에도 대중은 여전히 중국 정찰 풍선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다…풍선이 무엇을 염탐했는지 왜 솔직히 알리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4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앞바다에서 미군에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이 당초 미국 본토가 아니라 하와이를 향하다 항로를 이탈한 듯하다고 영국 스카이뉴스가 16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4일 격추된 풍선의 잔해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이 풍선이 원래는 괌과 하와이가 목적지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격추된 정찰 풍선의 원래 목적지가 어디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미국에 "과잉 대응하지 말라"고 재차 강조했다.
미군은 10∼12일 미국과 캐나다 상공에서도 미확인 비행체를 격추했으나 잔해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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