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군 美 폭스뉴스도 '대선 사기' 주장 믿지 않았다

입력 2023-02-18 00:46  

트럼프 우군 美 폭스뉴스도 '대선 사기' 주장 믿지 않았다
법원서 폭스 내부 문건 공개…"거짓말·끔직한 내용·미쳤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으로 보도해온 미국 폭스뉴스도 실제로는 2020년 대선 결과가 사기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믿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은 미국의 전자개표기 회사인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이 폭스뉴스가 개표기 조작이라는 허위 사실을 보도해 피해를 입었다며 2021년 3월 제기한 16억달러(약 2조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 과정에서 드러났다.
델라웨어주 법원이 지난 16일(현지시간) 공개한 폭스뉴스 내부 이메일과 증언을 보면 이 보수 성향 방송의 유명 진행자와 경영진은 선거 사기 주장에 거듭 의구심을 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 보도했다.
한 예로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은 방송에 출연해 개표기 회사가 결과를 뒤집었다고 주장한 트럼프 변호사 시드니 파웰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쇼 프로듀서에게 밝혔다.
칼슨은 트럼프를 "악마의 세력"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폭스뉴스 설립자 루퍼트 머독 폭스코퍼레이션 회장은 파웰과 트럼프 측근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주장이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끔찍한 내용"이라고 적었고, 이 메모를 받은 수잰 스콧 폭스뉴스 CEO도 동의했다.
황금시간대인 오후 9시 쇼를 진행하는 숀 해니티는 줄리아니에 대해 "정신 나간 사람처럼 행동한다"고 했고, 10시 쇼를 담당하는 로라 잉그러햄도 "정말 바보다"라며 동의했다.
폭스뉴스 기자들도 선거 사기 주장에 대해 "위험할 정도로 미쳤다", "사기라는 증거가 없다", "이를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WP는 폭스뉴스의 내부 문서는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던 폭스뉴스 인사들도 개인적으로는 선거 사기 주장에 거부감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폭스 경영진이 트럼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퍼뜨리고 지지했다고 주장한 도미니언에 힘을 실어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도미니언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도미니언에 대한 (트럼프 측의) 주장을 사실로 믿었다고 증언한 폭스 측 증인은 단 한 명도 없다"며 "폭스 측 증인들은 선거 사기 주장을 뒷받침할 신뢰할만한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거듭 증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폭스뉴스는 성명을 내고 "핵심 맥락을 빼놓고 유리한 멘트만 골라냈다"고 반박했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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