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발로 버려진 땅 체르노빌, 우크라군 훈련지로 '활기'

입력 2023-02-21 10:16   수정 2023-02-21 17:25

핵폭발로 버려진 땅 체르노빌, 우크라군 훈련지로 '활기'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인류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주변 지역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훈련장으로 쓰이고 있다고 AFP 통신이 20일(현지시간) 현지발로 전했다.
지난 1986년 원자로 폭발 사고 이후 체르노빌 원전 주변 30km 지역은 사람들이 살지 못하고 출입이 통제되는 제한구역으로 묶여있다.
현재 이 제한구역에서 인근 벨라루스 방향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아내는 임무를 수행할 우크라이나 지역방위군이 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지 훈련장을 방문한 AFP 기자는 벨라루스와의 국경에서 불과 15km 떨어진 제한구역에서 위장망으로 뒤덮인 우크라이나 군용 트럭이 벌거벗은 나무들 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훈련 모습을 전했다.
근처에선 군인들을 태운 전차가 숲 가장자리의 눈 녹는 평원 위를 가로질러 달리고, 한 무리의 군인들은 공격 신호에 맞춰 숲을 향해 돌진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훈련받는 전투원들은 전문 군인이 아니라 1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소집됐거나 자원입대한 민간인들이다.
이들의 임무는 지난해 러시아군에 침공로를 제공한 러시아 동맹국 벨라루스와의 국경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다.
훈련 참가자 중 한 명인 바실리는 수학 교사로 일하다 러시아의 침공이 있던 날 망설임 없이 참전 자원자 명단에 서명했다고 했다.
체르노빌 원전은 벨라루스와의 국경에서 남쪽으로 16km,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져 있다.
지난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원전 4호기가 폭발하면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방출되는 핵사고가 발생했다.
직접적 피폭과 사고 여파로 수많은 사람이 숨지고 주변 생태계가 송두리째 파괴되는 최악의 참사였다.
2000년 이후 원전 내 모든 원자로의 가동은 중단됐으나 냉각 시스템 유지와 핵물질 유출 방지 등을 위한 관리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체르노빌 원전에 진입해 원전과 현장에서 일하는 100여 명 기술자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몇 주 뒤 러시아군이 퇴각한 뒤부턴 우크라이나 측이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인근 벨라루스 국경 건너편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군의 위협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우크라이나군 고위 장교 세르기 나예프는 "벨라루스 영토에선 러시아 사단이 계속 남아 훈련하고 있다"면서 "벨라루스 쪽에서 쳐들어올 수 있는 적의 공세를 격퇴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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