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1년' 우크라, 단결·승리 강조…러, 폴란드·몰도바 위협

입력 2023-02-25 00:06  

'전쟁 1년' 우크라, 단결·승리 강조…러, 폴란드·몰도바 위협
젤렌스키, 군인·의료인 포상…폴란드 총리와 '전차연대' 강화
러, 내부 행사 없어 '대조'…우크라 주변국 위협 통해 긴장고조
우크라, 동·남부 격전 속 바흐무트 수성…민간인 20여명 사상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주년을 맞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표정은 극명히 엇갈렸다.
우크라이나가 국민 단결과 국제 연대를 통한 승리 의지를 강조한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주변국인 폴란드와 몰도바를 위협하며 긴장을 고조했다.
우려했던 러시아의 대대적 공습은 이날 없었지만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전선에선 이날도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고 민간인 희생도 끊이지 않았다.


◇ 우크라 각지서 전사자 추모행사…젤렌스키 "올해 승리 쟁취"
외신들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며 "계속되는 대규모 미사일 공격과 정전에도 불구하고 어둠 속에서도 승리의 빛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은 회복과 돌봄, 용맹, 고통, 희망, 인내, 단결의 해이자, 무적의 해, 분노한 무적의 해였다"면서 "올해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 시내 성 미하일 황금 돔 수도원 앞 성 소피아 광장에서 군인들과 의료·에너지 분야 근로자들을 포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는 여러분이 자랑스럽다. 우리 모두가 여러분을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전사자의 어머니와 목발을 짚은 군인에게 수상할 때도 울음을 참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가가 연주될 때 결국 눈물을 흘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폴란드에서 방문한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총리와 만나 전사자 추모벽에 헌화하고, 입원 중인 군인들을 위로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자국에서 독일제 주력 전차 레오파르트2 4대를 이미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고 발표한 뒤 기자들에게 "폴란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물리칠 때까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수일 내로 PT-91 전차 60대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페이스북에서 "우크라이나는 승리를 위한 새로운 과제와 함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반격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날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곳곳에서는 수만 명의 전사자를 기리는 추모식과 촛불집회 등 행사가 열렸다.


◇ 러 "폴란드 국경까지 가야…몰도바 내 러시아인 도발하면 보복"
러시아는 전날까지와 달리 별다른 행사가 열리지 않은 채 차분한 분위기였다.
전날 푸틴 대통령은 국경일인 조국수호자의 날을 맞아 무명용사 묘에 헌화하고 기념사를 통해 핵전력 증강 의지를 밝혔다. 지난 22일에는 모스크바 최대 경기장에서 수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열린 콘서트에 참석했다.
그러나 이날은 국영방송 로시야-1에서도 전쟁 1주년과 관련한 별도의 프로그램이 없었다.
대신 러시아는 대외적으로 우크라이나와 주변국의 결속을 흔들기 위한 위협의 강도를 한층 강화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에서 "우리는 승리를 쟁취할 것"이라며 "힘든 협상이 이어지고, 결국은 일종의 느슨한 합의로 종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같은 합의가 실제 국경에 대한 근본적 합의에 이르긴 부족할 것이고 지금 국경을 확장하는 게 필수"며 최대 폴란드 국경까지라도 국경을 멀리 밀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러시아 동맹인 벨라루스, 러시아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 지난 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폴란드를 방문해 "미국의 공약은 명확하다. 한 치의 나토 영토라도 방어하겠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몰도바를 상대로 한 심리전을 이어갔다. 몰도바 동부에는 1990년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독립을 선언했으나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이 있다.
외무부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트란스니스트리아와의 국경 주변에 포병을 배치하고 무인기 비행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란스니트리아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도발이 있을 경우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격전 속 민간인 피해 추가…1주년 대대적 공습은 없어
전쟁이 2년째로 접어든 이날도 동부와 남부 등 우크라이나 곳곳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하지만 러시아는 전쟁 1주년을 맞아 점령 발표를 하고자 했던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를 이날도 장악하지 못했다.
대신 와그너 그룹은 바흐무트에서 서북쪽으로 3㎞ 떨어진 베르히우카 마을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와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소셜미디어에서 "베르히우카가 완전히 우리 통제하에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일일 브리핑에서 "도네츠크 방면에서 남부군 부대가 전선에 집결한 적 병력과 장비를 공격했다"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군이 군인 최대 240명과 M777 곡사포 등 장비 19대를 손실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 활동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날 3개 북부 지역에서 최소 25개 마을이 공격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군에 17차례 공습을 가하고 대공 미사일 시스템 4곳을 공격했다.
미사일 및 포병 부대도 러시아군 집결지 3곳과 탄약고, 연료 저장고 등 중요 군사시설을 타격했다.
벌써 2만 명에 가까운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죽거나 다쳤지만 희생자는 이날도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의 공격으로 동부 도네츠크와 북부 하르키우, 남부 헤르손 등지에서 민간인 최소 3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이날 대대적 공습을 가할 것이라는 경고가 며칠 전부터 있었지만 다행히 간밤과 아침에 공습경보는 울리지 않았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