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지역 해제 두 달, 바닥 다지나…거래 늘고 실거래가 올라

입력 2023-02-26 09:10  

규제지역 해제 두 달, 바닥 다지나…거래 늘고 실거래가 올라
헬리오시티 올해들어 벌써 37건 거래…작년 한해 매매량의 절반 수준
서울·경기 1월 거래량 8개월 만에 최대…2월도 1월보다 늘 듯
전문가 "매물 계속 늘고 금리 더 오를 것…바닥은 일러"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단지내 중개업소.
주말을 맞아 상담을 하는 고객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고, 전화 상담을 하는 곳도 많았다.
현지의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은 평일에도 매수 문의가 꾸준하고, 최근 계약도 많이 이뤄져 모처럼 중개업소들이 바빠졌다"며 "송파구는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지만 작년 말부터 15억원 초과 대출이 가능해지고 은행 대출 금리도 조금 내리면서 그동안 매수 여부를 고민해왔던 대기 수요들이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헬리오시티, 두달 간 작년 거래량의 절반 팔려…대단지 거래 늘고 가격도 올라
정부가 지난달 3일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한 후 약 두 달 동안 수도권 아파트의 급매물 거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평년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수치지만 지난해 심각한 거래 절벽 상태는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이날 현재까지 총 1천386건으로, 전월(838건) 대비 65.4% 증가했다.
지난해 5월(1천736건) 이후 8개월 만에 최대치이면서 작년 1월(1천98건) 거래량보다도 많은 것이다.
2월 거래량도 현재까지 840건이 신고돼 1월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월 계약분의 거래 신고기간은 다음달 말까지로, 이미 작년 2월 거래량(821건)을 넘어섰다.
특히 강남권 대단지 위주로 거래가 크게 증가했다.
송파구 가락동의 대표 단지인 헬리오시티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거래 신고건수가 37건(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으로 집계됐다.
9천여가구의 초대형 단지인 이 아파트는 지난해 1년간 거래 건수가 76건으로, 올해 두 달도 안돼 작년 거래량의 49%가 팔린 것이다. 2월 계약분은 거래 신고기한이 다음달 말까지여서 올해 거래량은 이보다 늘어난다.
총 5천540가구의 대단지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도 작년 한 해 거래량이 총 15건에 그쳤는데 올해는 두 달이 안돼 작년의 절반에 가까운 7건의 계약이 이뤄졌다.
방이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 곳은 잠실 가격을 따라 올라가는데 최근 잠실의 거래량이 늘고 실거래도 소폭 상승하면서 이 곳도 싼 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늘고 있다"며 "최근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급매물 소진이 빨라지면서 일부 단지는 거래가도 상승세다.
헬리오시티 전용 59.96㎡는 이달 17일 15억8천만원에 거래돼 작년 말 13억9천만원에 비해 1억7천만원이 올랐다.
이 아파트 84.98㎡는 작년 말 17억원에서 올해 들어 18억원에 팔리고 있고, 84.99㎡는 작년 말 16억5천만원(21층)에서 올해 1월말에는 18억5천만원(26층)으로 2억원 상승했다.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82.61㎡는 올해들어서만 8건이 거래되며 이달 초에 작년 말 마지막 거래가(23억4천600만원)보다 1억6천만원 높은 25억6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93㎡는 작년말 거래가격이 31억원(21층)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1월 중순 32억9천만원(17층), 이달 초 33억원(10층)으로 거래가격이 뛰었다.
또 노원구 상계동 벽산아파트 전용 85.03㎡는 이달 초와 중순에 각각 5억9천500만원, 6억300만원에 팔려 직전 매매 사례인 작년 3월(4억2천만원) 거래가를 크게 웃돌았다.



◇ 경기도도 급매 팔리며 거래 증가…"매물 더 나온다" 바닥론은 시기상조
서울보다 앞서 규제지역에서 풀린 경기도도 거래량이 증가세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아파트 거래량은 4천533건으로 역시 작년 5월(5천743건) 이후 8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신고기간이 아직 한달 이상 남은 2월 신고건수도 3천379건에 달해 1월 거래량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성남시(분당)는 지난 1월 거래량이 220건으로 작년 12월(89건)에 비해 147.2% 증가했고, 고양시(일산)는 작년 12월 171건에서 올해 1월에는 317건으로 85.4% 증가하는 등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 호재지역의 거래가 많이 늘었다.
산본신도시가 있는 군포시도 작년 12월 35건에서 올해 1월 96건으로 174.3% 증가했다.
분당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예년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작년 금리 인상 이후 극심한 거래 침체에 비해서는 최근들어 거래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것"이라며 "정부가 1기 신도시 재정비에 속도를 내면서 일부 집주인들은 급매물을 회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한국부동산원 기준 아파트값 하락폭도 서울이 작년 말 -0.74%에서 지난주 -0.26%로, 경기도는 -0.99%에서 -0.55%로 각각 둔화했다.
현장에서는 최근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소폭 인하했고,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도 동결하면서 급매물 거래가 좀 더 늘고 일부 호가도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아직 '바닥'이라고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많다. 일단 규제완화 이후 1차 급매물이 빠진 뒤에도 매물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현재 5만6천872건으로 열흘 전(5만4천917건)에 비해 3.5% 증가했고, 규제완화 직전인 작년 말 5만671건에 비해서는 12.2%가 늘었다. 전국 최대 증가율이다.
경기도도 작년 말 10만5천635건이던 매물이 현재 11만1천312건으로 5.3% 증가했다. 열흘 전에는 10만8천891건이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작년에 거의 안팔리다가 최근 매수세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이참에 집을 정리하겠다는 매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자에 비해 매도자가 많으면 거래가를 낮춰야 팔리고, 가격도 오르기 힘들다"고 말했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도 "상계동 주공 등 대표단지들은 거래가 되지만 재건축 재료에도 직전 거래가 수준이거나 조금이라도 깎아줘야 팔린다"며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려면 급매가 팔린 뒤 매물이 줄고 호가도 올라야 하는데 지금은 가격이 상승할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지 않는 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 초반 거래 침체기 때처럼 계단식 하락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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