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전 보건장관 메시지 10만건 유출 발칵…코로나 봉쇄 또 논란

입력 2023-03-03 01:52  

英 전 보건장관 메시지 10만건 유출 발칵…코로나 봉쇄 또 논란
봉쇄 반대 기자가 함께 책 쓰며 받은 자료 폭로…"공익 목적"
학교폐쇄 등 결정 과정 정부 최고위층 대화 날 것 그대로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보건부 장관이 코로나19 대응시 주고받은 휴대전화 메시지 10만여건이 고스란히 유출돼 당시 봉쇄 결정을 두고 또 논란에 불이 붙었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1일(현지시간)부터 맷 행콕 전 보건부 장관이 코로나19 한창때 동료 장관 등과 나눈 왓츠앱 메시지 10만여건을 토대로 폭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영국 의회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서 공개 조사를 진행하는 와중에 날 것 그대로의 자료가 갑자기 공개되면서 당사자들은 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가장 휘발성이 높은 부분은 학교 폐쇄 결정 과정에 관한 내용이다.
행콕 전 장관은 영국에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던 2020년 12월 28일 보좌관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학교 폐쇄를 반대하던 개빈 윌리엄스 당시 교육부 장관에 관해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당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주재한 코로나19 감염 증가 관련 화상회의에 참석 중이었다.
행콕 전 장관은 "윌리엄스 장관이 학교 문을 열어두려고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고 보좌관은 "몸짓만 봐도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고 답했다. 이에 행콕 전 장관은 "소리를 낮춰야겠다"고 말했다.
존슨 전 총리는 이듬해 1월 3일까지도 버티다가 4일에 학교폐쇄를 발표했다.
윌리엄스 전 장관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5월 행콕 장관에게 보낸 메시지에서는 교사들이 일하기 싫어서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구 부족 문제를 핑계로 댄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10월에도 "교사들이 정말 정말 일하기 싫어한다"고 말했고 행콕 장관은 웃는 얼굴의 이모티콘을 보냈다.
2020년 8월 세컨더리 학생(중고생) 마스크 착용 정책이 과학적 판단에 기반한 결정이 아니라 그저 스코틀랜드 정부와 충돌을 피하려고 만든 것임을 시사하는 메시지도 있었다.
스코틀랜드가 마스크 착용을 먼저 도입한 뒤 존슨 전 총리는 왓츠앱 단톡방에 잉글랜드도 이를 따라야겠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영국 정부 최고의학보좌관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찬성 혹은 반대할 강력한 이유가 없으며, 논의할 가치가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으나 총리실 공보국장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모들이 겁에 질릴 것이라고 답했다.
잉글랜드 정부는 그날 밤 마스크 착용을 발표했다.
정치인 개인의 부적절한 행위도 드러났다.
제이컵 리스-모그 당시 보수당 원내대표는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구하기 어렵던 2020년 9월 행콕 전 장관의 도움을 받아서 집으로 배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왓츠앱 메시지는 토크TV의 이사벨 오크숏 국제 에디터가 넘긴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비판적이었으며, 행콕 장관의 책 '팬데믹 일기' 집필을 도우면서 자료를 확보했다.
그는 국가 이익을 위해 자료를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당초엔 비밀유지조항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엔 일반적인 계약서만 있다고 말했다.
그는 BBC 인터뷰에서 "내가 돈 때문에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거칠게 비판했지만, 실제 텔레그래프지에서 얼마를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행콕 장관은 2일 오전 성명을 내고 "1년 넘게 같이 책 작업을 하는 내내 오크숏 에디터가 여러 차례 신뢰를 강조하고선 이렇게 깨버려서 엄청난 배신감을 느낀다"며 "이미 조사단 측에 모두 넘긴 자료이므로 절대 공익 목적 유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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