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바다마저도'…온난화 심해지면 CO₂ 흡수 절반으로 뚝

입력 2023-03-03 14:10  

'믿었던 바다마저도'…온난화 심해지면 CO₂ 흡수 절반으로 뚝
기후변화 알려지지 않았던 급변점, 온난화 악순환 초래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바닷물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₂)를 흡수해 지구온난화를 완화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만, 미래에는 이런 능력이 감소하면서 심각한 온난화 가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새로운 경고가 나왔다.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물리학연구소'의 해양학자 치카모토 메구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기후 시뮬레이션을 통해 바다의 CO₂ 흡수 능력이 2100년께 절정에 달한 뒤 2300년에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밝혀낸 결과를 과학 저널 '지구물리학 연구 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바닷물의 알칼리도(度)가 CO₂ 용존량에 영향을 주는데, 표층수의 알칼리도가 낮아지면서 CO₂ 흡수능력을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CO₂ 배출이 최악에 이르는 상황을 가정하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지구촌에서 진행되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을 고려하면 실제 이런 지경에 이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제동이 풀릴 수 있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급변점(티핑포인트)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카모토 박사는 "(가능성은 작지만) CO₂ 배출이 금세기는 물론 다음 세기와 그 이후에 바다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이해하기 위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바다는 인간이 배출하는 CO₂의 3분의 1가량을 흡수하고 있어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전까지 진행된 기후 시뮬레이션에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바다의 CO₂ 흡수력이 떨어진다는 점은 보여줬지만 바닷물의 알칼리도를 변수로 고려하지는 않았다.
치카모토 연구팀은 극단적 기후변화로 비가 많이 내리고 해류가 느려지면서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대양의 표면이 더 따뜻한 담수로 덮이고 아래층의 더 찬 알칼리성 해수와 섞이지 않게 되면서 표층수는 CO₂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알칼리도는 떨어져 CO₂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도 저하된다. 이렇게 되면 표층수는 바닷물의 CO₂ 흡수를 가로막는 장벽처럼 된다.
바다의 CO₂ 흡수력 저하는 대기 중 온실가스를 더 많이 남겨 지구 온난화를 가속하고, 이는 다시 바다의 CO₂ 흡수력을 더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콜로라도대학의 페드로 디네지오 부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가 바다를 비롯한 기후 관련 각종 급변점을 넘지 않도록 CO₂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상기해 주는 것이라면서 "이것이든 빙상의 붕괴든 인류의 미래에 어떤 비용을 치러서라도 피해야 하는 서로 연결된 일련의 위기가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논문 공동 저자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2021년 기후 보고서 작성에 참여하기도 한 콜로라도대학의 니키 로벤두스키 교수는 "이번 논문은 기후변화 문제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에 의해 악화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가 밝혀낸 기후변화에 반응하는 대양의 메커니즘은 탄소순환과 과거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미래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돕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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