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명 사망 그리스 열차사고 역장,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입력 2023-03-06 08:27  

57명 사망 그리스 열차사고 역장,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철도시스템 부실관리 탓" 분노 확산…아테네 1만2천명 모여 시위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그리스 열차 충돌사고의 직접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지목된 라리사 역의 역장(59)이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됐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사법 당국은 역장에게 과실치사와 상해, 교통안전 위협 등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역장은 지난달 28일 최소 57명의 사망자를 낸 열차 사고 당시 여객열차 선로 변경 지시에서 실수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1일 체포됐다.
역장 측 변호인은 기자들에게 "(역장은) 두려워하지 않고 정직하게 진술했다"며 "(기소는) 예상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변호인은 사고 당시 라리사 역에 2명 이상의 역장이 배치됐어야 했던 건 아닌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역장)는 20분간 그리스 중부 전역의 열차 안전을 책임지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현지 매체는 해당 지역의 자동 신호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역장이 실수를 피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리스 주요 간선을 따라 배치된 역장들은 송수신 신호기를 통해 타지역 역장 및 기관사와 통신하는데, 이는 수동으로 조작된다.
사고 지역의 신호 시스템의 경우 지난 6년간 오작동을 반복했으나 수리되지 않은 채 방치됐다는 게 철도 관계자의 증언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그리스 철도회사가 수십억 유로의 부채를 지며 중요한 유지 보수 작업들이 연기되는 등 만성적인 부실 관리에 시달려 왔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또 역장은 철도회사 포터 출신으로, 그리스가 부채 위기가 계속되고 채권국들이 공공부문 인력 감축을 요구하던 때인 2011년 교육부 사무직으로 전보됐다 작년 중순에야 다시 철도회사로 자리를 옮겨 5개월간의 역장 훈련 과정을 거쳤다.
올 1월 23일 라리사 역에 배정된 뒤에도 다른 역에서 순환근무를 하다 열차 사고 불과 며칠 전에 라리사 역에서 근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로는 최소 10년에서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리스 전역에서는 정부와 철도 회사가 노후한 철도 시스템을 방치해 참사를 초래했다는 분노가 계속되면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일요일인 5일 아테네 중심부에 있는 의회 앞에는 경찰 추산 1만2천명의 분노한 시위대가 모여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살인 정부 타도"라고 쓰인 팻말을 든 시위대도 있었으며 일부는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거나 화염병을 던지는 시위자들을 향해 최루탄을 쏘는 등 대응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모든 이에게 빚을 지고 있다"며 "총리로서 특히 희생자 유족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acui7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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