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랑외교' 中외교수장 첫 기자회견…美에 거침없는 직설화법

입력 2023-03-07 16:04  

'전랑외교' 中외교수장 첫 기자회견…美에 거침없는 직설화법
110분간 외교기조 설명…미국·미중관계 40번 언급하며 견제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한종구 특파원 = 5일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친강 중국 외교부장의 첫 내외신 기자회견은 '전랑'(戰狼·늑대전사)이라는 그의 별명답게 단호한 직설화법이 주를 이뤘다.
특히 대만 문제나 미중 관계를 언급할 때는 다소 강한 어조를 사용하며 국익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친 부장은 2005∼2010년에 이어 시진핑 주석 집권 초기를 포함하는 2011∼2014년 두 차례 외교부 대변인을 맡는 동안 자국 입장을 강경하게 표명하는 발언들을 내뱉으면서 이른바 '전랑 외교'를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오전 10시(현지시간) 파란색 넥타이 차림으로 미디어센터에 모습을 드러낸 친 부장은 단상에 마련된 자리에 앉기 전 행사장에 모인 각국의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였다.
이어 중국은 독립 자주의 평화적인 외교정책을 실행할 것이라며 약 1분간 간단한 모두발언을 한 뒤 곧바로 질의응답을 시작했다.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간 진행한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벗어난 첫 대면 기자회견이었다.
중국 외교부장의 공식 기자회견은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연 1회 진행되기 때문에 외교정책에 대한 기조를 읽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로 꼽힌다.
기자회견에서는 모두 14명의 기자가 질문권을 받았는데, 중국 기자와 외국 기자에게 절반씩 할당했다.

친 부장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나 개발도상국 문제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다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지만, 대만 문제 등 이른바 핵심이익에는 전랑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단호하고 강경한 어조로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정책의 방향을 물은 중국중앙TV(CCTV) 기자의 첫 질문에 "일체의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 냉전 사고, 진영 대항과 억제·탄압에 결연히 반대하고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지킬 것"이라며 시작부터 미국을 겨냥했다.
이어 미중 관계를 묻는 말에는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상생이라는 시진핑 주석의 미중 관계 3대 원칙을 거론한 뒤 "미국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을 따라 폭주하면 아무리 많은 가드레일이 있어도 탈선과 전복을 막을 수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차분했던 어조에는 힘이 실렸고, 말에도 속도가 붙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날 제기된 14개의 질문 중 미중 관계 관련 답변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대만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예상했다는 듯 준비한 중국 헌법을 들어 보이며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고, 조국 통일의 대업을 완수하는 것은 중국 인민의 신성한 의무'라는 중국 헌법 서문을 읽었다.
그러면서 "누구도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려는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의 결심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힘줘 말했다.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만에 힘을 실어주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의 공세적 외교를 지칭하는 '전랑외교' 문제에서도 "재미있는 질문"이라며 웃었지만 이내 "이 함정(전랑외교)을 만든 사람은 중국과 중국의 외교를 모르거나 사실을 무시하거나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이라고 또다시 미국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라는 단어를 29번 쓰고 '중미 관계'라는 표현을 11번 언급하며 전략적 경쟁을 하는 미국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이날 친 부장은 별도의 원고를 보지 않은 채 시종일관 기자석을 응시하며 여유로운 모습으로 답변했다. 중국 기자들은 '애국 질문'을 던졌고, 외신 기자 중에서도 중국식 현대화, 일대일로, 중러 관계 등 중국의 입맛에 맞는 질문이 나왔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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