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국 반도체 계속 산다…중국 등 제3국에 '뒷구멍'"

입력 2023-03-15 15:31  

"러시아, 미국 반도체 계속 산다…중국 등 제3국에 '뒷구멍'"
블룸버그 밀거래망 보도…목적지 속여 대러제재 무력화
우크라전 첨단무기의 핵심…미 정부 "3국들과 규제·감시 논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이 생산한 반도체가 밀거래 조직을 통해 러시아군에 유입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세관 자료, 미국 검찰 공소장, 소식통 등을 인용해 러시아가 반도체 등 첨단 부품의 수출을 금지하는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를 비밀 통로를 마련해 우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싱크탱크 로열유나이티드서비시즈가 분석한 세관 자료에 따르면 애널로그 디바이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마이크로칩 테크놀리지 등 미국 기업이 생산한 반도체는 제3국 기업을 통해 러시아에 들어갔다.
이 같은 밀거래는 러시아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미국의 수출규제가 강화된 뒤 몇개월 동안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법률회사 윌리레인의 국가안보 수석인 나자크 니카크타는 "미국의 핵심기술 상당수가 잘못된 손에 들어간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의 첨단 부품, 기술 밀수 수법이 미국 수사당국의 자료에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이 사안에 연루된 대표적인 인물은 미국 정부와 기업에 사기를 치고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작년 10월 기소된 러시아인 아르템 우스(40)다.
미국 검찰의 공사장에 따르면 우스와 일당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부터 유럽, 중동, 아시아에 작은 유령회사를 다수 세우고 미국 캘리포니아, 펜실베이니아, 뉴욕 등지에서 대러제재 위반이 아닌 것처럼 반도체를 사들였다.
이들은 반도체의 최종 사용처가 적시된 인증서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기업들을 속인 뒤 물품을 미국 제재를 받는 러시아 방위산업체 등에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우스 일당은 반도체를 살 때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하는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에 쓸 물품이라고 속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주항공 분야는 미국과 러시아가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마지막 분야다.
우스뿐만 아니라 작년에 함께 기소된 유리 오레코프라는 러시아인도 밀거래의 한 축으로 관측된다.
오레코프 일당은 수백만 달러 규모에 달하는 군사기술, 민간과 군에 함께 쓰일 수 있는 이중용도 기술을 러시아로 몰래 사들인 혐의를 받는다.
이들도 구매주문, 거래기록, 운송문건 등을 위조하는 방식으로 미국 기업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검찰은 "곤경에 빠진 러시아 군산복합체를 직접 지원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었다"고 이들의 혐의를 설명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애초 계획보다 길어지자 무기 보급에 문제를 겪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특히 러시아가 첨단무기 소비를 지탱할 수 없도록 핵심 부품과 기술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제재 전문가인 마리아 샤기나는 러시아가 반도체 재고가 부족해 확보에 속도를 내지만 부족분을 해소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미국산 반도체 확보 노력과 관련해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주시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과 UAE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책임을 묻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지 않다.
로열유나이티드서비시즈의 세관자료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가 최근 접근한 미국산 반도체의 거의 전부는 중국 업체가 사들여 러시아 드론 제조사로 간 것이었다.
미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다른 나라와 수출규제, 감시강화에 대해 계속 대화할 것이며 러시아가 전쟁 기계를 계속 돌리는 데 필요한 물품을 차단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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