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상무부장 내달 EU 방문"…美압박에 유럽과 관계개선 모색

입력 2023-03-31 11:36  

"中상무부장 내달 EU 방문"…美압박에 유럽과 관계개선 모색
방중 네덜란드 ASML CEO에 "중국에 대한 신뢰 유지" 당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미국의 기술 규제 등 압박 속에서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나섰다.
미국과 함께 유럽도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사이 입장차를 파고들어 멀어지려는 유럽을 붙들어 두려 노력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중국 상무부장 다음 달 EU행…베를린 등도 방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다음 달 브뤼셀을 방문해 유럽연합(EU) 관리들을 만나고 베를린을 포함한 다른 유럽 국가 수도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31일 보도했다.
SCMP는 EU가 중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위험과 의존도를 줄이려고 하는 와중에 왕 부장이 유럽 순방에 나서는 것이며 격동의 시기에 중국-EU 관계를 안정시킬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2021년 미국을 제치고 EU의 최대 무역 파트너가 됐다. EU 수입의 약 5분의 1이 중국산이다.
그러나 중국과 EU 관계는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상호 제재를 주고받으며 악화한 데 이어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더 경색됐다. EU는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은 비판하지 않고 러시아와 제한 없는 우정을 과시하는 것을 비난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30일(현지시간)에도 중국을 향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관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중국이 푸틴의 전쟁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가 향후 EU-중국 관계에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근 정상회담에 대해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하고 불법적인 침공으로 (러시아를) 멀리하기보다는 오히려 푸틴의 러시아와 '무제한적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SCMP는 "왕 부장은 의심할 여지 없이 EU에서 초안을 작성 중인 중국을 겨냥한 많은 법안에 대해 논의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EU는 리튬, 코발트 같은 핵심 광물의 중국 지배 공급망에서 벗어나는 법안, 태양광과 풍력 발전 같은 청정 기술의 자체 생산 강화로 중국 업체들에 영향을 끼칠 법안을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들을 둘러싼 안보 우려도 유럽에서 고조되고 있다.
중국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앱 틱톡은 EU 기구 관리와 여러 유럽 정부 관리들의 업무용 휴대전화에서 사용이 금지됐으며,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여러 EU 회원국의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에서 퇴출당했다.
폴리티코는 벨기에의 정보기관이 화웨이가 브뤼셀에서 펼친 로비에 대해 스파이 가능성을 제기하며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EU 주재 중국 대표부 푸충 대사는 교착 상태에 빠진 EU-중국 포괄적 투자협정(CAI)의 부활을 다각도로 거듭 촉구하며 "EU와 중국 간에는 어떠한 근본적인 이해 충돌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ASML CEO 조용히 방중…中 "신뢰 유지해달라"
왕원타오 또한 중국 상무부장은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중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업체다.
중국 상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왕 부장은 지난 28일 베닝크 CEO를 만난 자리에서 "ASML이 중국에 투자하고 중국과 협력하는 데 신뢰를 유지하길 희망하며 중국-네덜란드 경제 협력에 큰 기여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당 만남은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중 규제에 동참해 지난 8일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를 발표한 가운데 이뤄졌다. 왕 부장의 발언은 그에 앞서 중국 외교부나 주네덜란드 중국 대사의 발언과 비교해 매우 부드러워졌다.
앞서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네덜란드가 행정 수단으로 중국 기업과의 정상적인 무역 왕래를 제한하고 간섭하는 것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며 "우리는 이미 네덜란드 측에 교섭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주네덜란드 중국 대사 탄젠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네덜란드가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막는다면 "결과가 없지 않을 것"이라며 "상응 조치에 대해 추측하지 않겠지만 중국은 이것을 참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복을 시사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2019년부터 ASML이 중국에 최첨단 EUV 노광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지만, 한 세대 이전 장비인 DUV 노광장비에 대해선 수출을 허용해왔다.
그러나 기존 수출 통제 규정을 강화한다는 네덜란드 방침에 따라 DUV 노광장비 수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왕 부장은 베닝크 CEO에게 중국이 외국 기업에 협조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면서 ASML과 함께 글로벌 반도체 산업망의 안정을 수호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베닝크 CEO는 중국에서 어떠한 연설이나 인터뷰를 하지 않는 '로 키'(low key) 행보를 보였고, 그의 일정에서 유일하게 공개된 부분이 왕 부장과의 만남이라고 SCMP는 짚었다.
SCMP는 "이는 중국의 반도체 발전 계획에서 ASML의 민감한 위치를 강조하는 것"이라며 "분석가들은 베닝크의 방중이 현재의 기류를 바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기술 컨설트업체 옴디아의 허후이는 SCMP에 "ASML은 중국을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지만 현재 상황에서 그들은 정치적 영향을 줄이면서 중국에서의 발전에서 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분석가는 네덜란드 정부의 결정에 대한 ASML의 영향력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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