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꽉 잡은 비결? 세계 최고 보안 성능…韓기업 같이 가길"

입력 2023-04-02 07:30  

"사우디 꽉 잡은 비결? 세계 최고 보안 성능…韓기업 같이 가길"
악성코드 진단, 12초로 대폭 줄여…사이버보안기업 첫 사우디 정부 협약
시큐레터 임차성 대표 "사우디 시작 본격 글로벌 진출…내년 흑자 기대"



(성남=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 스타트업 행사 '비반 2023'(Biban 2023)에 15대 1 경쟁률을 뚫고 우리 중소벤처기업부와 참가한 스타트업은 10곳이다.
이 가운데 사이버 보안기업은 1곳, 시큐레터다. 악성코드 탐지·차단을 전문으로 하는 이 회사는 현지에서 국내 보안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사우디 투자부(MISA)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돌아왔다.
이달부터 석 달간 해외 현지 적응을 위한 기술실증(PoC)을 거쳐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등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이다. 시큐레터 임차성 대표를 지난달 30일 경기 성남 제2판교테크노밸리 사옥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큐레터가 사우디와 처음 연을 맺은 것은 4년 전이다. 2019년 사우디 국책투자기관 RVC로부터 국내 보안기업 최초로 25억원의 투자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21년 사우디 주요 정보기술(IT) 기업 'SLNEE IT', 자회사 'BEST IT'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런 협력을 기반으로 신뢰를 쌓아 왔고, 이번 방문에서 중기부와 모태펀드 기관 한국벤처투자가 적극적으로 지원한 덕에 협약이 성사될 수 있었다고 한다.


임 대표는 "2019년과 이번에 사우디에 두 차례 다녀왔는데 4년 만에 엄청나게 미래 지향적으로 바뀌었고 유가 상승으로 자금력도 강해졌다"면서 "네옴시티 등 거대 사업을 진행하면서 정보 보안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2020년에만 사이버 보안에 4억2천500만 달러(약 5천500억 원)를 지출한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보안에 적극 투자하는 나라다. 임 대표는 "사우디 국제정보보호지수(GCI)는 미국에 이어 영국과 공동 2위"라고 덧붙였다. 그만큼 사우디에 진출하려는 글로벌 보안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경쟁을 뚫고 사우디의 선택을 받은 이유에 임 대표는 "우리 악성코드 진단 제품은 원래 있던 게 아니라 획기적인 성능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기존 행위(샌드박스) 기반 지능형지속보안위협(APT) 솔루션은 실행(.exe 등)이 아닌 .hwp 등 비 실행형 문서 파일을 이용한 악성코드 공격은 탐지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악성코드를 잡아내는 '언노운 디텍션'(unknown detection)을 통해 진단해야 한다.
언노운 디텍션을 하는 데 타사 솔루션은 3∼5분이 걸린다고 한다. 그 사이 악성코드는 이미 이메일·게시판 등으로 침투한다. 탐지하더라도 이미 시스템에 퍼진 뒤 잡는 후처리 방식만 가능했다고 임 대표는 설명했다.
임 대표는 "우리 솔루션은 소요 시간을 단 12초로 대폭 줄이고 지난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인증을 받았다"면서 "악성코드가 침투하기 전에 잡아내는 전처리 방식으로 바꿀 수 있고, 사우디 측에서도 가장 관심 깊게 본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정확도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시큐레터는 이 솔루션 실증을 거쳐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 국부펀드(PIF) 직속 정보보안 국영기업 'SITE', 공공·민간 정보보안 전문기업 'TCC'에 도입할 계획이다. 사우디 최초 IT 상장사 'MIS'와도 협력하고, 'SLNEE IT'에는 오는 6월께 이메일 보안 서비스(SLES) 패키지를 정식 도입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국영기업이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우디 특성상 SITE에 도입되면 사우디 모든 기업·기관이 쓰는 제품이 되는 셈"이라며 "우리 회사가 처음 가서 잘 되면 다른 좋은 국내 회사도 소개하며 해외 진출이 쉽지 않던 정보보호 기업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큐레터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중동 사이버 보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장 규모는 올해 약 11억 달러(1조 4천억 원)에서 2026년 15억5천만 달러(2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세계 1위 정보보호 시장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진출이 목표다. 이미 사업을 펼치는 동남아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에서도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IBK투자증권, 저축은행중앙회 등 금융 분야와 한국환경연구원·농업기술진흥원 등 공공기관과 현대오일뱅크 등 다수 기업을 고객사로 뒀다.
현재는 지난해 말 낸 기술특례 상장 심사 결과를 대기하고 있다. 아직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상장에 성공하고 해외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임 대표는 글로벌 경기 침체 관련 우려를 묻자 "보안은 경기를 잘 타는 사업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어려운 시기일수록 해킹이 잘 일어난다"면서 "새 시장을 만들어 간다는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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