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사위협' 다시 할까?…차이잉원·매카시 회동에 셈법 주목

입력 2023-04-05 11:25   수정 2023-04-05 17:43

中 '군사위협' 다시 할까?…차이잉원·매카시 회동에 셈법 주목
'하나의 중국' 원칙 훼손 강조하되 군사 대응 수위 낮출 가능성
작년 8월처럼 군사도발 되풀이할 수도…대만군, 중국군 동향에 촉각

(서울·타이베이=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김철문 통신원 =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 간 회동이 임박한 가운데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둘은 5일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만날 예정이어서 이에 대해 중국이 어떤 카드를 꺼낼지에 관심이 모인다.

작년 8월 2∼3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인 4일부터 중국은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를 동원해 대만 상공을 지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가 하면 군함과 항공기를 동원해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넘나드는 군사 훈련을 벌였다.
일주일 동안 진행된 당시 군사 훈련은 사실상 대만 침공을 염두에 둔 군사작전으로, 유사시 대만에 투입될 미군을 차단하는 훈련까지도 포함돼 관심을 끌었다.
중국은 이후에도 대만해협에서 중간선 무력화를 수시로 시도해왔다.
일각에선 중국이 이번에도 작년 8월 군사 훈련과 유사한 군사적 도발을 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정가의 대표적인 반중국 인사이자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은 3위의 권력을 쥔 매카시 하원의장이 차이 총통을 만난 것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한 것으로 보는 중국이 대규모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중앙아메리카 벨리즈 방문 기간에 화상회의를 열고 중국의 군사적 도발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하면서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대만군은 만약의 사태 대비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여러 채널을 통해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는 드문 일이 아니며 매카시 하원의장은 야당인 공화당 인사라는 점을 들어 중국이 과잉 반응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전해온 조 바이든 미 행정부도 중국군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보인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최근 필리핀에 미군기지 4곳을 설치하기로 했는가 하면 필리핀과 연례 군사훈련을 하는 등 군사·안보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대만해협의 만약의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비쳐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작년 8월과는 달리 '유연하게' 대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사·안보·외교적 사안 이외에도 인공지능(AI)·첨단반도체 등 경제 분야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압박으로 수세에 몰린 중국이 도발적인 군사훈련 대신 '실리'를 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1월 총통선거를 통해 친중 세력인 국민당의 집권을 강력하게 희망하는 중국이 대만 민심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적 도발을 삼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차이 총통이 이끄는 민주진보당(민진당)은 대만해협의 위기 고조가 선거에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중국이 내년 총통선거를 염두에 두고 차이 총통의 방미에 맞춰 국민당 소속의 마잉주 전 총통의 방중을 기획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이 통신은 2008∼2016년 8년 집권 기간에 최상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화해 무드를 조성했던 마 전 총통의 방중으로 동포라는 일체감을 강조함으로써 국민당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차이 총통의 방미를 포함한 중미 과테말라·벨리즈 방문 기간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방중 초청 사실을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마크롱 대통령은 6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3자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시 주석은 미국이 추진하는 대중국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시도에 동참하는 프랑스 등 유럽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중국은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과 매카시 하원의장과의 회동을 비난하면서도, 이를 대만 총통선거와 미·중 관계에서 실리를 챙기는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차이잉원·매카시 회동을 앞두고 중국이 벌인 반발의 양태와 강도를 볼 때도 중국의 '노림수'가 어렵지 않게 읽힌다.
중국은 지난 4일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을 통해 둘의 회동을 비난하는 데 그쳤다. 친강 외교부장 또는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의 입을 빌려 비난하지 않고 외교부 대변인 수준으로 수위 조절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또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사설 등이 아니고, 인민일보 계열사로 외국인이 주요 독자인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둘의 회동을 비판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아울러 중국에서 나온 대응 메시지가 "중국은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추적하며 국가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단호하고 힘있게 수호할 것"이라는 수준으로, 공격적인 표현을 담고 있지 않은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kjihn@yna.co.kr jinbi1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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