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크라 무기제공 서방 압박에 '소피의 선택' 직면"

입력 2023-04-14 10:54   수정 2023-04-14 10:55

"한국, 우크라 무기제공 서방 압박에 '소피의 선택' 직면"
WP "한국산 포탄 관련 미 기밀문건 유출로 압박 가중"
서방은 우크라에 포탄 주라는데…"러, 보복으로 北핵개발 지원 위험"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해야 한다는 서방 진영의 압박에 난감한 처지에 놓인 한국 정부의 입장을 조명하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한국이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과 관련해 '소피의 선택'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소피의 선택은 미국 작가 윌리엄 스타이런이 1979년 발표한 소설로 1982년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개봉되기도 했다.
주인공인 폴란드 여성 소피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절멸 수용소로 끌려가던 중 독일군 장교로부터 두 자녀 중 한 명만을 살려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데 한국의 상황이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 등 무기 제공을 압박할 가능성을 한국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우려했다는 내용이 담긴 미 정부 기밀문건이 최근 유출된 것도 한국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12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한국이 보유한 대량의 155㎜ 포탄이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수 있도록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무기 및 탄약의 (우크라이나) 인도와 관련해 한국과 대화했다. 한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반응을 두려워한다(fearful)"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일종의 안전보장을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실제로 경제적·외교적 보복을 감행했을 때 동맹국들이 한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고 권기창 전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는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어느 아이를 희생시킬지 결정하는 소피의 선택에 직면했다"면서 "가치에 기반한 외교는 한국에 큰 대가가 따르지만, 우크라이나를 위한 동맹국들의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추진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한국 입장에선 심각하게 우려할 수밖에 없는 사항이다.



실제로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패권경쟁을 자국에 유리하게 활용할 목적으로 '신냉전'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이호령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말했다.
그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전쟁은 한반도와 무관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경고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1억 달러(약 1천300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등 군사원조가 아닌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도와왔다고 WP는 설명했다.
아울러 작년에는 폴란드와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무기판매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폴란드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게 했고, 미국에 155㎜ 포탄 10만발을 판매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WP는 최근 유출된 미 정부 문건에는 15만여발의 한국산 포탄을 41일 이내에 우크라이나로 공수한다는 일정이 포함돼 있었고, 최근에는 한국산 포탄 50만발을 미국에 대여 형식으로 제공하기로 합의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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