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에 우선매수권 주고 경매자금 전액 대출(종합)

입력 2023-04-27 12:15   수정 2023-04-27 14:41

전세사기 피해자에 우선매수권 주고 경매자금 전액 대출(종합)
재산세 감면도…LH, 전세피해 주택 사들여 임대
정부, 전세사기 피해 지원 방안 발표
특별법 2년간 유효…'선지원 후청구' 등 보증금 직접지원 배제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정부가 2년간 적용되는 한시적인 특별법으로 전세사기 피해자를 지원한다.
특별법에 따른 피해자로 인정되면 살고 있는 주택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주택을 낙찰받으면 4억원 한도 내에서 낙찰자금 전액을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했다.
피해자가 주택 매수를 원하지 않는다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우선매수권을 넘겨받아 주택을 사들인 뒤 피해자에게 임대한다.
야권과 피해자들이 요구한 '선(先) 보상 후(後) 구상권 청구' 등 보증금 직접 지원 방안은 배제됐다.

◇ 6개 요건 충족 때 지원…일반 '깡통전세' 피해자 제외
정부는 2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특별법 적용 대상은 ▲ 대항력을 갖추고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이며 ▲ 임차 주택에 대한 경·공매가 진행돼야 하고 ▲ 면적·보증금 등을 고려했을 때 서민 임차주택에 해당해야 한다.
또 ▲ 수사가 개시되는 등 전세사기 의도가 있다고 판단돼야 하며 ▲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와 ▲ 보증금 상당액이 미반환될 우려가 있어야 한다.
6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지원 대상이 된다.
집값 하락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깡통전세 피해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피해자로 인정되면 직접 경매 유예·정지 신청을 할 수 있다.
경매 유예로 살던 집에서 당장 쫓겨나는 일을 막은 상태에서 정부는 피해자가 살던 집을 매수하거나 임대로 거주하는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경매에서 임차주택을 떠안는 방법으로 보증금을 일부라도 건져야 하는 피해자에게는 우선매수권을 부여한다. 단, 최고가 낙찰액과 같은 가격에 주택을 살 수 있다.



이때 정부는 저리로 낙찰 자금 대출을 지원한다.
디딤돌대출에 전용상품을 만들어 연 금리 1.85∼2.70%에 최대 4억원까지 대출해준다. 만기는 최장 30년이며 통상 1년인 거치 기간은 3년으로 연장한다. 디딤돌대출을 이용하려면 소득이 연 7천만원(부부합산) 이하여야 한다.
소득 요건에서 벗어난다면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는 금리를 0.4%포인트 우대받아 연 금리 3.65∼3.95%에 최대 5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민간 금융사는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가계대출 규제를 1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4억원 한도 내에서 LTV 100%를 적용해 경매 낙찰가 전액을 대출받을 수 있다.
피해자가 신규 주택을 구입할 때는 LTV 80%를 적용한다. DSR과 DTI(총부채상환비율)는 적용하지 않는다.
임차 주택을 낙찰받는다면 취득세를 200만원 한도 내에서 면제하고, 3년간 재산세를 감면한다. 전용면적이 60㎡ 이하면 재산세 50%, 60㎡를 넘으면 25%를 감면한다.



◇ LH가 피해주택 매입해 시세 30∼50%에 임대
피해자가 여력이 부족하거나 해당 주택 매수 의지가 없어 우선매수권을 포기한다면 LH가 임차인으로부터 우선매수권을 넘겨받는다.
LH는 해당 주택을 매입한 뒤 매입임대주택으로 피해자에게 임대한다.
전세사기 피해자에게는 소득·자산요건과 관계 없이 매입임대주택 입주 자격을 부여한다. LH 매입임대는 2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 최대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으며, 임대료는 시세의 30∼50% 수준이다.
LH가 임차 주택을 매입하지 못한 피해자에게는 인근 지역의 유사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이와 함께 정부는 재난·재해 긴급복지 지원제도를 전세사기 피해 가구에도 적용해 생계비(월 62만원), 주거비(월 40만원)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1인 가구 기준 소득 월 156만원, 재산 3억1천만원, 금융재산 600만원 이하 피해 임차인을 대상으로 한다.
또 연 3% 금리의 신용대출을 최대 1천200만원 한도 내에서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지원한다.
지방세 납부기한은 최대 1년 연장하고, 징수·고지·체납처분은 유예한다.
이미 경·공매로 집이 넘어간 피해자의 경우 전세사기 입증자료를 제출하면 공공임대 입주, 긴급복지와 신용대출을 지원키로 했다.



◇ 체납에 막힌 경매 이뤄지도록…'조세채권 안분' 시행
임대인의 세금 체납액이 많아 경·공매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전체 세금 체납액을 임대인 보유 주택별로 나눠 경매에 부치는 '조세채권 안분'도 시행된다.
예를 들어 임대인 미납 세금이 10억원이고, 주택을 100채 보유했다면 한 채당 1천만원씩 조세채권을 나누는 것이다.
주택이 1억원짜리라고 가정한다면 지금까지는 첫 10채에 대한 경매 대금이 전부 세금 반환에 쓰이기 때문에 채권자는 한 푼도 가져갈 수 없어 경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숨진 '빌라왕' 김모 씨 임차인들이 그 피해자다. 김씨가 체납한 종부세 등 60억여원 때문에 경매를 하고 싶어도 진행 자체가 안 됐다.
정부는 이날 특별법을 즉시 발의하고, 특별법 시행 1개월 안에 세부 내용을 정한 하위법령을 제정할 예정이다.
피해자 지원을 위해 제정하는 특별법은 공포 후 즉시 시행되며, 시행 이후 2년간 유효하다.
정부는 통상 임대차계약 기간이 2년인 점을 고려해 특별법 적용 기간을 정했다고 밝혔다.
특별법 제정과 함께 특정경제범죄법을 개정해 전세사기범에 대한 가중처벌도 추진하기로 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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