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온난화로 해저 200~1천m 생물 40% 금세기 내 감소 위험"

입력 2023-04-30 09:20  

[사이테크+] "온난화로 해저 200~1천m 생물 40% 금세기 내 감소 위험"
英 연구팀 "탄소 억제시 약광층 생물 20~40% 감소…억제 실패시 거의 멸종"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바다에서 가장 많은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수심 200~1천m 약광층(twilight zone)의 생물들이 기후 변화로 금세기 내에 20~40%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서터대 캐서린 크라이턴 교수팀은 30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탄소 배출 시나리오와 과거 온난화 시기 데이터를 결합해 온난화의 영향을 시뮬레이션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탄소 배출량을 강력히 억제하더라도 약광층 생물은 금세기 말까지 20~4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약광층 생물이 150년 이내에 향후 수천 년간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게 고갈될 것으로 예측됐다.
수심 200~1천m의 약광층은 햇빛이 거의 도달하지 않는 영역으로 매우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수십억톤(t)의 유기물을 품고 있어 해양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생물학자와 해양 시뮬레이션 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해양 퇴적물에 보존된 미세 조개껍데기 데이터를 사용해 과거 기후가 따뜻했던 5천만년 전과 1천500만년 전 바다 약광층에 생물이 얼마나 풍부했는지를 조사했다.
이어 2010년 이후 이산화탄소 총배출량이 6천250억t인 저배출 시나리오와 2조5천억t인 중배출 시나리오, 5조t인 고배출 시나리오가 진행될 경우 온난화가 약광층 생물에 미칠 영향을 시뮬레이션했다.
크라이턴 박사는 "과거 온난화 시기에 바닷속 약광층은 생명체로 가득 찬 풍요로운 곳이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뜻한 시기에는 해수면에 있던 먹이가 밑으로 내려오는 양이 줄어 약광층의 생물도 감소한다"고 말했다.
약광층에 사는 생물들은 주로 해수면에서 가라앉은 유기물을 먹고 사는 데 온난화로 바다가 따뜻해지면 유기물이 박테리아 등에 의해 훨씬 빨리 분해되기 때문에 약광층에서는 먹이가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약광층 생태계에 온난화로 인한 중대 변화가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저배출 시나리오는 중배출 및 고배출 시나리오보다는 덜하지만 약광층 생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온실가스 배출량을 빨리 줄이지 못해 고배출 시나리오가 전개되면 약광층 생물 상당수가 150년 이내에 사라지거나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탄소 배출량이 이미 저배출 시나리오를 넘어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2010~2022년 매년 400억t에 가까운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며 이는 저배출 시나리오의 배출량(6천250억t)이 이미 거의 배출됐고, 50년 후에는 중배출 시나리오, 100년 후에는 고배출 시나리오에 도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
크라이턴 교수는 "우리는 아직 약광층에 대해 아는 것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과거 증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며 "이 연구 결과는 해양 생물 서식지가 온난화에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첫 단계"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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