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부족에 허덕이는 쿠바…그 유명한 노동절 행진도 취소

입력 2023-05-01 11:18  

에너지 부족에 허덕이는 쿠바…그 유명한 노동절 행진도 취소
수도 아바나서 매년 수십만명 모이던 행사…올해는 불발
미국 제재+코로나19 여파로 관광업 위축되면서 경제난 극심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공산 국가 쿠바에서 에너지 부족이 심해지면서 유명했던 5월 1일 노동절 퍼레이드마저 취소됐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쿠바 당국은 수도 아바나 혁명광장에서 열 예정이던 노동절 행진을 취소했다.
노동절 행진은 쿠바의 대표적 연례행사 중 하나로, 통상 수십만명이 거리로 나와 붉은색 옷차림에 깃발을 흔들며 1959년 쿠바 혁명의 의미를 기렸다.
하지만 올해는 앞서 쿠바를 덮친 에너지 대란이 극심해지면서 열리지 못하게 됐다.
아바나에서 열리던 다른 대규모 행진은 물론 지역별로 열리던 소규모 노동절 행사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쿠바의 노동절 행진은 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중단됐다 지난해 3년 만에 재개됐지만 올해 다시 열리지 못하게 됐다.
실제로 쿠바에서는 최근 몇주 사이에 에너지 부족으로 일상생활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정전·단전이 일상화됐고 대중교통 운행은 축소됐다. 주유소마다 밤샘 대기 줄이 생겼으며 택시 요금은 치솟았다.
대학에서는 수업이 대면 방식 대신 온라인으로 전환하기 시작했으며, 식당과 술집이 문을 닫고 국립 오케스트라 공연도 중단됐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한 것은 이미 미국의 경제 제재로 경제난에 허덕이던 상황에서 코로나19 봉쇄가 겹치면서 쿠바 경제 주축인 관광업이 부진해졌기 때문이라고 NYT는 짚었다.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4월 초 "쿠바에서 하루 연료 소비는 500∼600t 정도인데, 현재 보유량은 400t에도 못 미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제는 에너지 대란을 해결할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우리가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지 확실한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쿠바 정부나 국영 기관에 에너지 대란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반박하면서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가 에너지 공급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그들 또한 복잡한 에너지 상황에 놓여있어서 약속을 못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쿠바에서 에너지 부족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사상 최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난으로 식료품과 의약품 부족에 직면한 상황에서 수백만 명이 매일 같이 정전을 겪어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쿠바를 떠나는 이주민 행렬이 끊이지 않으면서 지난해 초부터 33만명 이상이 국경을 건너 미국으로 향했다.


newgla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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