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 리튬공급 3분의1 장악 시도…'위험한 전략' 뒷말

입력 2023-05-25 11:57  

중국, 세계 리튬공급 3분의1 장악 시도…'위험한 전략' 뒷말
WSJ "中, 서방견제에 아프리카·중남미 광산개발 확대"
테러·정국불안 등 불확실성…가격 하락 땐 재무위험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중국 기업들이 신흥국의 리튬 광산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위험한 전략"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WSJ는 2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중국이 늘어나는 서방의 견제 속에 안정적인 리튬 공급망을 확보하고자 신흥국 광산에 지분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처럼 평가했다.
리튬은 이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핵심 광물이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리튬 초과수요가 30만t을 웃돌 것으로 전문기관은 예측한다.
호주와 캐나다가 안보상 이유를 들어 지난해 자국 광산에 대한 중국 기업의 신규 투자를 제한하고 나서면서 중국은 안정적인 리튬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호주와 캐나다의 리튬 매장량은 각각 세계 2위, 6위 수준이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수잔 저우는 중국의 신흥국 광산 투자 확대에 대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급성장하는 자국 전기차 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리튬 공급망 확보가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라이스태드 등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2년 새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20개 달하는 리튬 광산 지분을 확보하는 데 45억달러(약 6조원)를 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산 개발이 순항한다면 중국은 2025년 전 세계 리튬 공급량의 3분의 1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신흥국 천연자원 투자사업에 큰 불확실성이 뒤따른다는 점이다.
실제로 중국 기업들이 지분 투자한 국가에는 말리와 나이지리아 등 테러 위험이 큰 국가가 포함됐다.
리튬을 보유한 그 밖의 신흥국들은 천연자원에 대한 국가 통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WSJ에 따르면 짐바브웨는 지난해 말 자국 내에서만 리튬 제련을 하도록 제한했고, 멕시코는 올해 2월 리튬 광산을 국유화하는 법령을 통과시켰다.
칠레는 민간기업이 칠레 국영기업과 합작 형태로만 리튬 채굴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칠레는 또 볼리비아 아르헨티나와 함께 리튬 생산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구 설립을 논의 중이다.
리튬 매장량이 풍부한 볼리비아의 경우 2019년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사퇴로 정권이 바뀌자 중국과의 리튬 개발 계약을 파기하기도 했다. 볼리비아는 같은 해 국영광산기업 YLB와 독일 업체 간 합의도 뒤집은 이력이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런 이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이차전지 제조사인 중국의 CATL은 올해 1월 YLB와 손잡고 리튬 광산 합작 개발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 합작사는 2024년까지 탄산리튬 생산량 2만5천t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외국 회사에 리튬 채굴을 허가하는 법령이 통과하지 않은 상황에서 채굴은 시작도 못 할 것이라고 볼리비아 정부 자문관을 지낸 디에고 폰 바카노 텍사스 A&M대학교 교수는 분석했다.
해외 자원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는 중국 내에서도 제기되는 모습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앞서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한 회의에서 CATL을 향해 "우리 산업이 세계 선두에 섰다는 것이 기쁘지만, 먼저 치고 나간 이런 호황이 끝내 흩어지지 않을까 두렵다"라고 말했다.
리튬 가격이 급락하면 리튬 가격이 비쌀 때 광산에 대거 투자한 중국 기업들이 재무위험에 노출될 우려도 있다.
앞서 2000년대 중반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을 때도 중국 기업들이 철광석, 알루미늄 등 원자재를 장기계약으로 사들였다가 이후 원자재 가격이 곤두박질칠 치자 이들 자산을 헐값에 처분한 바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 테네오의 가브리엘 와일도는 "자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2000년대와) 유사한 사고방식이 정책 논의에 만연한데 이는 또 다른 의심스러운 투자의 잠재적인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중국의 전기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최근 2년 새 500% 넘게 올랐다가 올해 들어선 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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