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콘크리트는 게임체인저…韓, 적극적 정책 필요"

입력 2023-05-31 09:00  

"저탄소 콘크리트는 게임체인저…韓, 적극적 정책 필요"
세계시멘트콘크리트협회장·前유럽시멘트협회장 인터뷰
시멘트산업 탈탄소 전환 따른 '규제·비용인상' 불가피성 역설
'쓰레기 시멘트' 시각에 "재활용 철강으로 만들어지면 '쓰레기 차'인가"



(런던=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탄소 배출 없이 시멘트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기존보다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넷제로(탄소 순 배출량 0) 달성을 위해선 전 세계를 아우르는 규제가 필요합니다."
토마스 기요 세계시멘트콘크리트협회(GCCA) 회장과 피터 호디노트 전 유럽시멘트협회장을 영국 런던의 한 호텔 회의실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 만났다.
기요 회장은 "저탄소 콘크리트는 이미 게임체인저"라며 "각 정부는 판도가 바뀌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궁극적으로 넷제로라는 목표 도달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GCCA는 전 세계 대형 시멘트 회사와 시멘트 관련 협회 등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회원사의 넷제로 전환을 돕고,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넷제로 콘크리트가 '그린워싱'(Green Washing·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친환경적인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 세계적인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발맞춰 시멘트 업계도 원료 대체, 순환자원 활용, 공정효율 개선,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 등을 통해 탄소 배출량 저감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요 회장은 "유럽에서는 많은 정부가 보조금을 비롯해 시멘트 업계의 탄소 저감을 위해 수백만 유로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며 "한국도 탄소 저감 기술 개발과 넷제로 의지는 있지만, 정부 지원 규모는 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저탄소 시멘트는 기존 방식에 비해 제작 비용이 비싼 만큼 친환경 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비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소비자 부담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폐기물을 이용한 순환자원을 연료로 사용해 만들어진 시멘트를 이른바 '쓰레기 시멘트'라고 규정하는 데 대해선 잘못된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기요 회장은 "재활용 철강으로 만들어진 차는 '쓰레기 차'인가 되묻고 싶다"며 "폐기물이 가진 에너지를 활용해 시멘트를 만들어 순환 경제를 이루는 것을 두고 단지 폐기물이 사용됐다고 '쓰레기 시멘트'로 부르는 것은 무지의 소산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호디노트 전 유럽시멘트협회장도 "유럽연합(EU)에서 생산하는 시멘트의 약 90%는 대체연료를 사용한다"며 "콘크리트로 사용할 때 시멘트 품질이나 인체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보다 빠른 속도로 시멘트 산업의 탈탄소화를 추진하고 있는 유럽 상황을 본보기 삼아 한국 정부도 더 적극적인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나왔다.
호디노트 전 유럽시멘트협회장은 "유럽은 폐기물 문제를 다루기 위해 매립세를 부과하고 있다. 독일은 심지어 매립 자체를 금지한다"며 "한국도 매립세 부과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비용 인상 문제를 두고는 "유럽은 탄소국경세가 도입되면서 2033년에는 시멘트 업계에 무상 배당된 탄소배출 할당량이 사라져 100% 탄소세를 내야 하는 상황에 당면해있다"며 "탄소배출세로 지금은 시멘트 t당 12유로를 낸다면 2033년에는 108유로로 뛰게 되는 셈"이라고 했다.
다만 "정부가 탄소세로 거둬들인 세금은 결국 업계가 정부 방침대로 탈탄소 목적을 달성하는 데 지원하는 돈으로 쓰일 것"이라며 "시멘트 업체들이 CCUS 기술 등 탈탄소를 위해 개발하는 초기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고 나면 오히려 탄소세보다 더 큰 인센티브가 재정적으로 주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chi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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