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밀반출' 기소후 첫 공개석상…"가장 끔찍한 권력남용"

입력 2023-06-11 06:39  

트럼프 '기밀반출' 기소후 첫 공개석상…"가장 끔찍한 권력남용"
공화 행사 연설 "대선출마 막으려는 마녀사냥"…보수 결집 시도
펜스 "트럼프 위해 기도", 디샌티스 "이중잣대"…허친슨 "오락물처럼 기밀 취급"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기밀문건 반출 혐의로 형사 기소된 뒤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와 날조와 마녀사냥이 시작됐다고 주장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州) 콜럼버스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 연설에서 검찰의 기소는 "터무니없고 근거가 없다"면서 기소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정적들이 날조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지자들을 향해 "그들은 우리의 (대선출마) 움직임을 막고 미국민의 의지를 좌절시키기 위해 잇따라 마녀사냥을 시작했다"며 "결국 그들은 나를 쫓는 게 아니라 여러분을 쫓는 것"이라고 지지층이 들고 일어설 것을 촉구했다.
AP통신은 "트럼프는 기소를 자신의 지지자들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법적 위험을 정치적 이익으로 바꾸려 시도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주체인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를 '불법', '부정'의 뜻인 'Injustice'를 사용해 'Department of Injustice'로 바꿔 부르면서 "바이든 정부의 무기화한 부처가 나를 터무니 없고 근거 없이 기소한 것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끔찍한 권력남용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국방 관련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혐의와 수사 대상 문건 은닉과 허위 진술 등 사법방해 관련 혐의 등 모두 37건의 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8일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소장이 공개된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잭 스미스 특별검사의 사진을 게시한 뒤 법무부 당국자들을 "미치광이", "트럼프 증오론자", "미친 정신병자"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또 기밀문건을 외부로 반출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왜 기소하지 않느냐고 불평을 터뜨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공개 연설을 자신의 무고함을 강변하면서 정부에 화살을 돌려 결국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계기로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3월 성관계 폭로 입막음용 금품 제공과 회계 조작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에도 마녀사냥 프레임을 들고나와 보수층 지지율이 크게 오른 바 있다.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도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섰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이 기소가 전례가 없으며 트럼프가 기소된 날이 국가의 슬픈 날이라고 언급하면서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특검 뒤에 숨지 말고 미국민 앞에 서서 왜 이 기소가 필요한지 근거를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이 개인 이메일로 국가기밀을 주고받았지만 불기소된 사실, 트럼프 선거 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 사건 등을 거론하며 법무부가 수년 동안 정치화되는 것을 봐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중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론도 듣고서 스스로 이번 사건을 판단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우린 곧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며 "여러분이 기도하길 바란다. 전직 대통령과 그의 가족을 위해, 분열된 국가를 위해 기도하라"고 했다.
1·6 의회 난입사태를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갈라선 펜스 전 대통령은 이번 공화당 경선에 출마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는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된다고 비난했지만, 기소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를 공격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이는 공화당 내 대부분의 다른 경선 후보들도 마찬가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도적인 보수 표심을 감안한 행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당내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전날 밤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행사에서 역시 클린턴 사례를 거론하며 "민주당 소속 국무장관과 공화당 소속 전직 대통령에 대한 기준이 다른가"라며 "이 나라엔 하나의 정의 기준이 필요하며 나의 정부에선 정부의 무기화를 완전히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사퇴를 요구해온 에사 허친슨 전 아칸소주지사는 이날 취재진에게 "공화당은 트럼프를 옹호하면서 영혼을 잃어선 안 된다"며 "지금까지의 증거는 트럼프가 국가기밀을 오락 도구처럼 취급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비판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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