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유니클로' 쉬인도 탈중국?…"신장산 면화 안 써"

입력 2023-06-22 19:13  

'중국판 유니클로' 쉬인도 탈중국?…"신장산 면화 안 써"
미국 내 판매 영향 우려…"미중 사이서 균형 맞춰야 하는 상황"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중국 패스트패션 업체인 쉬인(Shein)이 강제 노동 의혹을 받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면화를 공급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신장 위구르 면화를 공급받는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에서 설립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쉬인은 온라인 패스트패션 브랜드로, 전 세계 150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5달러(6천400원)짜리 탱크톱과 6달러(7천700원)짜리 샌들 등 초저가 상품으로 미국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디자인 저작권 침해 문제, 신장 위구르 면화 사용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서방 국가 의원들은 신장 위구르 면화를 공급받는지 여부를 밝히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그동안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 등 수백만 명이 강제 노동과 학대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는데 쉬인이 저렴한 제품을 앞세워 경쟁 업체를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내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값싼 섬유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중국 최대 면화 생산지로, 중국의 전체 면화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한다.
WSJ은 쉬인이 제품 판매의 큰 부분이 미국에서 이뤄져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정학적 긴장을 읽으면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쉬인은 2021년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하고 국제적 흐름에 맞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책임자를 처음으로 임명했다. 또 디자이너와 의류 생산직 근로자의 근로 조건 개선을 위해 수천만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최근에는 ESG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공급업체의 정책 준수 여부와 관련해 총 2천812건의 감사를 했다며 이는 전년의 4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또 신장 지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법을 따르기 위해 제조 협력업체에 미국, 인도, 브라질, 호주, 방글라데시, 탄자니아, 파키스탄과 같은 '기타 승인된 지역'에서만 면화를 공급받을 것을 요구했다고 했다.
쉬인은 "승인되지 않은 지역에서 온 면화가 발견되면 생산을 중단하고 이 면화가 포함된 제품은 판매에서 제외된다"며 "쉬인의 공급망 투명성 노력은 업계 표준과 일치하거나 어떤 면에서는 이를 뛰어넘는다"고 강조했다.
쉬인은 중국 밖으로 공급망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해 여름부터 튀르키예에서 생산을 시작했고 인도 소매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에 몰려 있는 의류 공급업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또 쉬인이 신장 위구르 지역의 면화를 공급받지 않는다는 성명을 냈지만, 이를 증명할 증거는 제공하지 않았다고 패션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 델라웨어대의 성 루 패션·의류학 부교수는 "쉬인이 자사 공급망을 어디까지 추적하는지, 제품에 사용되는 원자재의 출처를 완전히 감시하는지의 여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는다"며 "쉬인이 자사 제품이 신장산 면화를 포함하지 않았다는 확실한 보증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패션 관련 비영리단체인 '리메이크'에 따르면 쉬인은 세계 패스트패션 기업 중 가장 투명성이 낮은 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리메이크가 지난해 조사한 패션 책임 등급 평가에서 쉬인은 150점 만점에 겨우 9점을 받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다른 패스트패션 기업인 H&M 그룹은 32점, 자라의 모기업 인디텍스는 18점을 받았다.
미중 갈등의 영향을 받은 패션업체는 쉬인뿐만이 아니다.
H&M 그룹은 신장산 면화를 거부해 중국 소비자들의 거센 불매 운동에 직면했지만, 중국에서서 해외 매출의 절반을 올리는 일본의 의류·가정용품 브랜드 무인양품은 신장산 면화를 사용한다고 광고하기도 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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