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용병 반란'에 국제정세 살얼음판…젤렌스키 연쇄통화

입력 2023-06-26 10:29   수정 2023-06-26 10:37

러 '용병 반란'에 국제정세 살얼음판…젤렌스키 연쇄통화
美·캐나다·폴란드 등 서방 정상과 '단일대오' 확인
'푸틴 피신설' 모스크바는 적막…중국 "러시아 지지"
유엔 총장, 러 향해 "책임감 있게 행동하길…하루빨리 종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혈투를 벌이던 러시아 바그너 용병단이 총구를 모스크바로 돌리고 반란을 시도한 돌발 사태로 국제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에 빠지게 됐다.
표면적으로는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철수 결정으로 일단 불씨는 하루 만에 가라앉은 형국이지만, 살얼음판 아래 도사린 변수가 우크라이나 전황은 물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지에까지 어떤 파장을 미칠지 일촉즉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등과 각각 통화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온 서방 동맹국들과 연쇄적으로 접촉하며 단일대오를 재확인하는 모습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러시아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견해를 나눴다"며 "우리는 현 상황을 같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으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제 벌어진 사건은 푸틴 정권의 약점을 여실히 드러내보였다"며 "국제 질서가 회복될 때까지 국제사회는 러시아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와 관련해서는 "긍정적이고 고무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장거리 무기를 포함한 국방 협력 방안, 내달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관련 조율, 젤렌스키 대통령이 추진 중인 '글로벌 평화 정상회의' 준비상황 등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트뤼도 총리와는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에 가해지는 위협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서방 국가들도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가 별도 통화에서 러시아 상황을 논의했으며,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방송에 출연, 러시아 상황에 대해 "전에 없었던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이점이 생긴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혼란이 앞으로 며칠, 몇주 간 더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일간 라프로방스 인터뷰에서 "러시아 진영 내에 존재하는 분열, 군과 보조병력의 취약성 등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상황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매시간 경과를 살펴보고 있다"며 "이 모든 것들은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를 향한 우리의 지원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러시아의 '심장' 모스크바에는 쥐죽은 듯 적막감이 감돌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반란을 주도한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회군을 결정한 뒤 잠잠해졌으며, 바그너그룹을 향해 "반역"이라고 핏대를 세웠던 푸틴 대통령 역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여전히 그가 전용기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피신했다는 추측이 무성하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프리고진이 축출하려고 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이날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며 "푸틴의 행방조차 추측의 대상이 됐고, 크렘린궁은 그가 수도에서 도망치지 않았다고 밝히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해야만 했다"고 짚었다.

한편 중국은 우방국 러시아를 향한 지지의 뜻을 재확인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중국이 6월 24일 사건과 관련, 국내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러시아 연방 지도부의 노력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마자오쉬 부부장이 이날 베이징에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을 만나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전략적 영도 아래 중·러의 정치적 상호 신뢰가 끊임없이 심화하고 실무협력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모든 갈등 당사자를 향해 "더 이상의 긴장을 피하기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번 사태의 추이를 우려 속에 지켜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하루 빨리 종식돼야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고 유엔 대변인은 전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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