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발언대] "하늘에 차선 그립니다"

입력 2023-07-08 07:03  

[스타트업 발언대] "하늘에 차선 그립니다"
드론 관제 시장 개척 최태인 클로버스튜디오 대표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일상에서 눈에 띄게 쓰임새가 늘어가는 것 중의 하나가 무인항공기(UAV) 드론이다.
드론은 애초 군사용으로 개발됐다지만 촬영, 운송, 배송, 탐사, 안전 점검 등 다양한 민간 분야에서 활용도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반 항공기와 다르게 이착륙을 포함한 비행 과정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관제 시스템이 아직은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다.
활용이 급증하는 것에 비례해 드론 관제 서비스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2019년 설립된 클로버스튜디오는 드론 관제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3D(입체) 지도 및 디지털 트윈(4D, 가상공간에 구현한 현실세계) 기반으로 '하늘길'(코리더·Corridor)을 설계해 다수의 드론과 이기종(異機種) 무인이동체가 원활하게 다닐 수 있게 하는 인공지능(AI) 교통체계를 만든다.
지능형 지상관제 방식의 이 플랫폼을 앞세워 세계 최대 전자제품·IT 박람회인 CES에서 올해까지 3차례 연속으로 혁신상을 받았다.
혁신상은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앞으로 세계를 선도할 새 기술이나 제품을 기리는 상이다.
지난 3일 최태인 클로버스튜디오 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었다.



-- 어떤 사업을 하나.
▲ 드론이나 에어택시(UAM) 같은 다양한 무인이동체를 통합 제어하고 모니터링이 가능한 SW(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3D 지도상에 무인이동체가 다니는 공간도로(하늘길)를 설계해 통제(관제)가 가능케 하는 것이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다.
-- 개발한 제품은.
▲ 3D 지도 기반의 드론 관제 SW인 드로(DROW)를 2019년 개발했다. 이 제품은 'DROW3D'란 이름으로 2021년 CES를 통해 선보여 혁신상을 받았다. 기존 드론 관제시스템(GCS)은 1~2대를 제어하는 PC용 SW다. 드로(DROW)는 클라우드와 AI 기반으로 여러 대를 원격 제어하면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는 세계 최초다.
-- 어떤 기술을 사용하나.
▲ 3차원 공간에 속한 좌표 점 집합인 포인트 클라우드 개념을 활용한다. 각 공역 좌표 점(포인트)별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드론이 다니는 하늘길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국내외에 특허 등록됐다.
-- 제품명 '드로'에 담긴 의미는.
▲ 드론(DROne)과 그리다(draW)라는 뜻의 영어 단어를 합성한 말이다. 하늘을 도화지로 삼아 그림 그리듯이 비행경로를 만들어 놓고 그 길을 따라 드론이 날아다니게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 현행 드론 관제는 어떤 구조인가.
▲ 일반 항공기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이동을 보장하기 위한 항공교통관리(ATM, Air Traffic Management) 체계에 따라 운항 단계별로 관리된다. 드론은 기본적으로 항공법 규제를 받지만 드론이 다니는 고도 150m 이하 공역에 특화된 법규가 아직 없다. 무인항공기 관련 기준들은 사실상 새로운 영역이라서 산업 생태계는 물론이고 해당 규제와 법규를 정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먼저 시작하면 세계 표준화 체계를 우리가 주도할 수 있다.
-- 현재 사업하면서 어려운 점은.
▲ 새로운 사업모델이라 다양한 어려움이 있지만 정부가 지원하는 시범·실증 사업, 규제자유특구 사업, 규제샌드박스 사업 등을 통해 조금씩 업무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 드론 관제 서비스를 누가 이용하나.
▲ 드론이 다니는 공역 대부분은 국가 관리라서 지금은 정부 기관을 상대로 하는 B2G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서비스 모델로는 드론을 활용하는 도심 안전관리, 산림감시, 해안감시, 방역·방제 등이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면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어 건설 현장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3차원 지도(S-MAP) 기반의 드론 길을 만들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드론특별자유화구역으로 지정한 울주군에서는 스마트시티 조성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업 대상인 B2B 서비스는 드론이 투입되는 건설 안전·공정 관리, 시설물 관리 등의 분야에서 활성화될 것이다.



-- 드로(DRAW)를 다른 이동체 관제에도 쓸 수 있나.
▲ 드론뿐만 아니라 버스, 택시, 로봇, 무인선, 무인 잠수함, 킥보드 등 다양한 유무인 이동체를 제어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 드론 관제 시장 성장세는.
▲ 올해 기준 무인 이동체 관제(UTM, Unmanned aircraft system Traffic Management) 세계 시장 규모가 11조원대라고 한다. 애초 예측했던 것보다 매년 커지는 추세다. 다만 제가 보기엔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 단순하게 드론을 이용한 방재 분야만 보면 올해 3천억~4천억원 규모의 시장이다.
-- 해외에서도 서비스가 가능한가.
▲ 현재 하고 있지 않지만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이기 때문에 고객이 생기면 언제든 할 수 있다. 미국 지사 설립을 준비 중이고, 섬이 많은 인도네시아와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
-- 3차례 연속으로 CES 혁신상을 받았는데, 비결은.
▲ 2021년 3D 지도를 활용한 드론 통합 관제 서비스를 세계적으로 처음 선보여 혁신상을 받았다. 이후 3년 연속 혁신상을 받았는데 새로운 시장 트렌드를 분석해 필요한 SW를 개발하고 적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불편한 것을 편리하게 만드는 SW를 개발하고 실제로 구현해 가시화하는 게 중요하다.


-- 연구개발 인력 규모는.
▲ 현재 전체 팀원은 22명이고 절반 이상이 20대 연구인력이다.
-- 인력 확보에 어려움은 없나.
▲ 드론 관제 기술 분야는 새로운 영역이라서 충원이 힘들다. 새로 뽑은 팀원은 1~2년 정도 자체 교육을 통해 회사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로 양성한다. 기술은 우리가 가르치면 된다. 우리와 함께하겠다는 동참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든 대환영이다.
-- 매출 추이는
▲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고, 올해 매출로는 30~40억원 정도 예상한다.


한밭대학교(소프트웨어공학과)를 나온 최 대표는 창업 전에 인천스마트시티 연구소에서 미세먼지 측정 드론 관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의 구매조건부 사업으로 드론 관제 플랫폼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 사업을 수행하면서 드론 관제가 유망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창업진흥원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창업가로 변신했다.
회사명 클로버(CLROBUR)는 우리말 '크다'(클/CL)에 재질이 강하고 크게 자라는 참나무를 뜻하는 라틴어(ROBUR)를 더해 지었다.
하늘에 드론 길을 내는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큰 꿈을 담았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클로버스튜디오를 이름에 걸맞은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