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반격 가장 큰 장애물은 지뢰밭…"제거 작업 속도 느려"

입력 2023-07-16 13:17  

우크라 반격 가장 큰 장애물은 지뢰밭…"제거 작업 속도 느려"
서방 첨단 기기 부족하고, 있어도 큰 도움 안돼…"공병들 기어다니며 지뢰작업"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본격적인 대반격에 나섰지만 좀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러시아군이 전선에 촘촘히 깔아놓은 지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느린 지뢰 제거 작업이 우크라이나 대반격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최전방의 우크라이나 공병들이 실제로 지뢰밭을 기어다니며 러시아가 설치한 막대한 양의 지뢰 제거 작업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의 주요 근거지 앞 5∼16㎞ 지역에 대전차·대인 지뢰와 인계철선이 빽빽하게 설치돼 있는데,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이것들이 진격을 지연시키는 데 성공적이었다고 전했다.
지뢰가 밀집한 탓에 서방이 지원한 보병전투차량(IFV)과 전투 탱크로 진격하는 대신에 병사들이 천천히 걸어서 이동하게 됐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설치해놓은 지뢰밭 앞에서는 독일제 주력 탱크 레오파르트2, 미국제 M2 브래들리 장갑차가 취약점을 드러냈다고 WP는 분석했다. 지뢰를 밟게 되면 안에 탄 군인은 경상만 입고 살아남지만 탱크 홀로 러시아의 방어선을 뚫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WP에 "지뢰밭이 너무 깊어 장갑차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특수 원격 지뢰 제거 장비가 필요하다"며 미국이 제공한 지뢰 제거 장비 미클릭(MICLIC)과 같은 장비가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우크라이나 고위 군 관계자는 서방으로부터 받은 지뢰 제거 장비는 요청한 양의 15%밖에 안 되며, 그중 일부는 심지어 지난주에야 도착했다고 말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서방에 지뢰지대를 신속히 돌파하는 데 사용하는 지뢰 제거 시스템이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WP에 전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다소 다른 얘기를 한다. 첨단 지뢰 제거 장비를 받아도 병사들이 현장에서 쓰길 꺼리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현장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러시아군의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더 크고 첨단인 지뢰 제거 장비를 사용하기를 주저한다고 전했다.
서방으로부터 지원받은 첨단 지뢰 장비가 나타나면 러시아군이 상공에서 헬리콥터와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그 장비부터 공격하기 시작한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제47기계화여단 소속 공병 부대의 한 지휘관은 WP에 자포리자 지역에서의 반격이 시작되기 전에 독일제 지뢰 제거 탱크를 받았고, 이 탱크와 다른 유사한 소련제 탱크를 통해 부대가 첫 진격에 나설 수 있는 일부 통로를 성공적으로 확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지휘관은 "적이 이 같은 거대하고 소음이 크며 쉽게 눈에 띄어 공격하기가 쉬운 장비를 노리고 있어 이들 장비의 효용성은 이미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러시아군이 드론을 띄워 포탄과 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는 지뢰 제거 시스템을 감시하고 있기에 우크라이나군은 주로 수동으로 지뢰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공병들은 눈에 잘 띄는 낮과 야간 식별 장비 등으로 러시아군이 지뢰 작업을 포착할 수 있는 야밤 등을 피해 해질녘 짧은 시간에 4명씩 지뢰 제거 조를 구성해 길을 뚫고 있다.
금속탐지기를 갖고 걷는 것 또한 눈에 잘 띄어 비현실적이며, 따라서 기어다니며 시각에 의존해서 지뢰를 찾아낸다고 우크라이나 공병들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제128 산악여단 지휘관인 미콜라 모로즈 중령은 "지뢰 작업에는 시간과 차분함이 필요해 속도가 많이 느려진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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