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5조 대어' HMM 누구품으로…높아진 몸값에 향방 오리무중

입력 2023-07-23 10:42  

'최소 5조 대어' HMM 누구품으로…높아진 몸값에 향방 오리무중
7년만에 시장 매물로…후보기업 손사래 속 LX그룹 다크호스로
해운업 침체에 매각 난관 예상…산은 "잔여지분 처리 당사자와 협의"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 대어로 꼽히는 HMM[011200]의 매각 절차가 본격화한 가운데 어느 기업의 품에 안길지 이목이 쏠린다.
매각가가 최소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각에서는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들을 인수 후보로 점치고 있지만, 이전보다 높아진 몸값과 침체기에 돌입한 해운업황으로 매각작업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다만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이 여러 관심 기업을 거론하며 연내 매각을 자신하고 있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는 올해 내 새 주인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 20일 HMM 경영권 공동 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개시했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HMM 지분을 각각 20.69%, 19.96% 보유한 최대 주주다.
HMM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은 2016년 이후 7년여만이다. 과거 현대상선이었던 HMM은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였지만, 2013년 말 유동성 위기로 6조8천억원의 공적 자금을 수혈받고 산업은행 관리를 받아왔다.
두 기관은 매각 절차 개시를 계기로 보유한 2조7천억원가량의 영구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영구채 중 1조원가량을 주식으로 전환·매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전환 시점은 올해 10월이다.
이에 따라 매각 지분은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한 보통주 1억9천900만주에 CB와 BW에서 주식으로 전환될 2억주를 합쳐 총 3억9천900만주가 됐다. 현재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 포함 희석기준 지분율로 따지면 38.9% 정도다.
HMM의 최근 한 달 평균 시가총액이 9조2천462억원였던 것을 고려하면 매각 대상인 구주의 시가는 4조원에 육박한다. 여기에다 현금성 자산 규모가 14조원에 이르는 HMM의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하면 매각가는 5조원이 넘을 것이 유력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CB와 BW의 주식 전환으로 HMM 몸값이 더 비싸지면서 인수 후보군은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들로 좁혀지는 양상이다.
최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해운산업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본·경영 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기업이 되길 원한다"고 밝히는 등 정부도 이러한 양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HMM 인수에 관심 있는 후보 기업이 적지 않다"는 강 회장의 발언과 달리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주요 대기업들이 모두 손사래를 치고 있는 점은 문제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CJ그룹, LX그룹 등이 인수 후보권으로 지속해서 거론되지만,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인수 의사가 전혀 없다", "관심 없다"며 공식적으로 선을 그은 상태다.
현재 6.56%의 HMM 지분을 확보한 SM그룹이 유일하게 인수 의지를 밝혔지만, 자금력이 부족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별다른 의사를 밝히지 않은 LX그룹이 이번 인수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자본력이 있고, 계열사인 통합물류기업 LX판토스와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해운업이 최근 침체기에 돌입하고, 높아진 몸값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잔여 영구채의 처분 방식 등에 관한 종합적 매각방안을 마련해 잠재 인수 후보군의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 21일 작년 동기 대비 4분의 1 수준인 966.45까지 떨어지는 등 해운업황의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HMM의 올해 2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연합인포맥스 집계)도 2조1천98억원, 2천80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58.1%, 90.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석훈 회장은 이와 관련, "(HMM은) 시장가격으로 신속 매각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을 것"이라면서 "영구채를 포함한 잔여 지분 처분 방식 등은 모두 매각 과정에서 결정될 일이지만, 거래 당사자와의 협의를 통해서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은 수출 물류의 99%를 책임지고 있고, HMM은 우리나라가 보유한 유일한 대형 선사"라며 "급하게 팔기보다 적합한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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