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상반기 법원 경매 신규물건 4만8천건…3년만에 최대

입력 2023-07-24 08:01  

올상반기 법원 경매 신규물건 4만8천건…3년만에 최대
금리인상·경기침체·전세사기 등 여파…하반기 경매 진행건수 급증 예상
낙찰가율·경쟁률 등 경매지표 하락 전망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올해 상반기 법원에 경매 집행을 위해 신규로 접수된 물건 수가 반기 기준으로 3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경매 물건이 본격적으로 늘면서 경매 시장에도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법원 경매정보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법원에 접수된 전국의 경매 신규 물건 수는 총 4만7천94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상반기(3만7천447건)에 비해 1만건 이상 증가한 것이며, 반기 기준으로 2020년 상반기(4만9천374건)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경매 접수 건수(신건)는 채권자가 대출금 등 회수를 위해 신규로 경매를 요청한 물건 수로, 전 회에 유찰된 물건들이 누적 집계되는 경매 진행 건수와 다르다.
최근 경기 상황을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반영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2019년 하반기 5만3천423건을 기록했던 경매 접수 건수는 2020년 상반기 5만건 이하, 2021년 하반기(3만8천176건)에는 4만건 이하로 내려온 뒤 작년 상반기까지 감소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에 4만12건을 기록하며 다시 4만건을 넘어선 뒤 올해 상반기 들어 다시 8천건 가까이 늘었다.
올해 1월 6천786건이던 경매 접수 건수는 3월 8천810건으로 불어난 뒤 6월까지 4개월 연속 매달 8천건을 웃돌고 있다.
경매 신건이 이처럼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 7월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하반기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여파로 대출 상환 등에 문제가 생긴 차주(借主)들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특히 작년 하반기 주택 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일반 거래시장이 극심한 거래 절벽을 겪으며 부채 상환을 위해 급매물로도 팔리지 않은 물건이 경매에 부쳐지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H경매연구소 강은현 소장은 "수개월의 대출금 연체 이후 금융기관이 경매 신청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작년 하반기에 급격히 오른 대출 금리의 파장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당분간 경매 물건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전세사기, 역전세난 문제로 보증금이나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해 경매가 신청된 경우도 증가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법원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빌라 경매 진행 건수는 4천754건으로 작년 상반기(2천114건)에 비해 125%가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도 올해 상반기에 804건이 경매에 부쳐져 작년 상반기(274건) 대비 193%가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유찰이 많은 빌라보다 경매 진행 건수는 적지만 작년 동기 대비 증가 폭은 빌라를 웃도는 것이다.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경매시장에서는 작년 상반기까지 보기 힘든 강남권 아파트가 경매에 등장했고 일부는 고가에 낙찰되기도 했다"며 "그러나 집값 하락과 경매 물건 증가로 전반적인 낙찰가율은 작년보다 하락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신규 접수된 물건이 통상 6∼7개월 뒤인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입찰에 부쳐질 예정이어서 연내 경매 물건 수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인기 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거주 의무가 없는 아파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강세를 보이겠지만, 빌라·오피스텔이나 비인기 지역 아파트 등은 유찰이 거듭되는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전반적인 낙찰가율이나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 입찰 경쟁률 등 경매 지표는 작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은현 소장은 "경매 물건 수 증가는 일반적으로 경제 여건에 후행하지만 낙찰가율이나 경쟁률 변동은 일반 거래시장에도 영향을 주는 선행지표 역할도 한다"며 "경매 시장이 침체할 경우 일반 거래시장도 상승세가 한풀 꺾이거나 주춤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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