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만이 아프다고 믿을 것" 中인터넷서 '친강 의혹' 검열 느슨

입력 2023-07-27 11:39   수정 2023-07-27 11:40

"바보만이 아프다고 믿을 것" 中인터넷서 '친강 의혹' 검열 느슨
中누리꾼 "진실을 말하라"…홍콩매체 "건강문제로 해임 가능성 낮아"
"자오리젠, 웨이보에 친강 단명에 놀라움 표해"…해당 글은 찾을 수 없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초고속 승진했다가 최단명 중국 외교부장으로 남은 친강의 실각과 행방을 둘러싸고 중국 대중 사이에서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당국이 이에 관한 온라인 검열을 엄격히 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이는 2021년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장가오리 전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을 때는 그 직후 관련 글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과 대비되는 것으로 일각에서는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친강에 대한 소셜미디어 글을 제한하려는 검열 작업은 분명히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중국 누리꾼은 그의 해임에 대해 논할 수 있고, 그의 전임자이자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인 왕이가 다시 외교부장에 임명된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 공개적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사부터 심각한 정치적 비위에 이르기까지 친강의 해임을 야기했을 것 같은 이유에 대한 논의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검열되지 않은 채 그대로 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한 웨이보 누리꾼은 "친강이 정말 아프다면 사람들은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 한장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이제 루머가 사방에 퍼졌고 오직 바보만이 친강이 아프다고 믿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진실을 말하라. (그런다고) 하늘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중국 당국이 친강의 공개활동 중단과 관련해 밝힌 것은 지난 11일 중국 외교부가 '건강상의 문제'라고 말한 것뿐이다.
또다른 웨이보 누리꾼은 중국 당국이 관리에 대해 매우 엄격한 검증을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어떠한 건강 문제도 갑작스럽게 대두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친강과 관련해 건강 문제는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SCMP는 친강이 25일 외교부장에서 해임된 후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서는 그와 관련한 내용이 싹 사라진 반면, 26일 현재 국무원 홈페이지에는 친강 관련 내용이 남아있고 '중국판 인스타그램'이라 불리는 샤오훙수에도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가 올려놓은 친강의 인터뷰가 그대로 있어 대중의 혼란이 가중된다고 지적했다.
친강은 외교부장에서는 해임됐지만 원래 겸직하던 국무위원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베이징의 한 회사원은 국가가 공들여 키운 고위 간부의 건강 문제라면 더 일찍 발견됐을 것이라면서 친강의 건강에 대한 당국의 설명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왕이를 재임명한 것은 그밖에 선택지가 없고 다른 이들은 그 자리를 맡을 만하지 않다는 인상을 준다"고 SCMP에 말했다.
또 상하이의 광고업계 종사자도 친강이 건강 문제로 해임됐을 것이라 믿지 않는다면서 당국이 관리의 잘못에 대한 사람들의 추측을 막고자 외부에는 대개 건강 핑계를 댄다고 지적했다.
홍콩 명보도 이날 "우리가 접촉한 전문가들은 모두 친강이 단순히 건강 문제 때문에 해임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시사평론가 조니 라우는 명보에 "중국 관리가 순전히 건강 문제로 직무를 수행 못 할 확률은 매우 낮다"면서 "가장 빈번한 이유는 정치 사건이며 그다음이 경제 문제나 추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리의 해임에 대한 이유를 추측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발표가 있어도 사실이 아닐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일부 웨이보 누리꾼들은 친강의 해임이 중국 외교라인의 변화나 자오리젠 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는다고 SCMP는 전했다.
자오리젠은 외교부 대변인 시절 '늑대전사(전랑) 외교'의 상징적 인물이었으나 지난 1월 친강이 외교부장에 임명된 지 일주일 뒤 국경·해양사무사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좌천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또 그가 친강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루머도 있다.
SCMP는 자오리젠이 25일 웨이보에 친강의 외교부장 단명에 놀랐다는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해당 글은 현재 찾을 수 없다.
홍콩침례대 로즈 루추 루웨이 부교수는 SCMP에 친강 관련 글이 완전히 검열되지 않는 것은 그와 관련한 당국의 지시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아직 상부로부터 명확한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펑솨이의 미투 폭로와 관련해서는 즉시 글이 삭제되고 지금껏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당국이 친강 관련 검열을 안 하는 것은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고 짚었다.
그는 "샤오훙수나 다른 소셜미디어에서 웨이보보다 검열이 엄격한 이유는 뭘까? 그건 각 플랫폼의 개별 위험 평가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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