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방부, 정전 70주년에 "韓 자유·민주주의 위해 싸운 이들 기억"(종합)

입력 2023-07-28 09:51  

英국방부, 정전 70주년에 "韓 자유·민주주의 위해 싸운 이들 기억"(종합)
영국서 정전 70주년 기념식 "한국 발전 뿌듯…평화통일 이루길"
런던 호스가즈 퍼레이드 등 전역서 행사…BBC 등 보도
국방부 부장관·글로스터 공작 등 VIP, 참전용사 150명 등 약 900명 참석


(런던·서울=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김동호 기자 = 한국전 정전 70주년을 맞아서 영국 전역에서 참전용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27일(현지시간) 런던 도심의 호스가즈 퍼레이드에서는 영국 재향군인회(Royal British Legion) 주최로 약 9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 정전 70주년 기념식(Remembering the Korean War)이 열렸다.
한국전 참전용사 150명과 후손 50명이 초청받았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촌인 글로스터 공작, 애나벨 골디 국방부 부장관, 토니 라다킨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주영한국대사관은 "참전용사들은 현재 활동이 가능한 인원은 거의 다 참석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건강한 모습이지만 다들 90대 고령이다 보니 60주년 기념식 때 같은 행진은 생략됐다.
호스가즈 퍼레이드는 버킹엄궁과 정부 청사 인근의 큰 공터로, 국왕 생일이나 국빈 방문 때 군기 분열식을 하는 장소다.
이날 행사는 BBC 뉴스 프로그램으로도 소개됐다.

이날 행사는 BBC 진행자 사회로 1950년 6월 25일 새벽 포성부터 시작해 영국군 주요 전투와 정전협정까지 한국전의 큰 흐름을 따라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참전용사와 유가족이 무대에 올라 전쟁 당시 상황을 직접, 혹은 대신 증언했고 큰 화면에는 당시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 영상이 나왔다.
20세 전후였던 참전용사들은 한국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 전쟁터로 향했고, 추위와 더위 등 열악한 환경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전우를 잃는 고통, 목숨이 어떻게 될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불안한 상황도 토로했다. 정전 협정이 체결되자 바로 직전까지 적군이던 중공군과 인사를 나눈 아이러니도 말했다.
유가족과 후손들은 당시 영국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하던 전쟁에서 가족을 잃고 애통했던 심정을 전했다.
한국전은 이후엔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사이에 가려서 '잊힌 전쟁'이라고 불린다.

글로스터 공작은 인사말에서 "현재 대한민국 국민은 민주적인 자유와 세계적 성공을 누리고 있으며, 우리는 평화 통일이 잘 이뤄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산주의 위협은 지금 그렇듯 극도로 위험한 것으로 여겨졌고 한국전쟁은 매우 끔찍했다"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이들에게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려주자"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골디 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영국과 한국이 관계를 맺은지 140주년을 맞아, 70년 전 한국전쟁에서 자유를 위해 싸운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여기 모였다"며 "자유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며, 한국전쟁 전사자들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점을 상기시켜준다"고 말했다.
윤여철 주영 한국 대사는 "영국군의 용기와 헌신이 대한민국 번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한국 3군 참모총장과 해병대 사령관의 감사 인사와 헌화, 추모 시 낭독, 양국 국가 연주 등의 순서도 있었다.

영국 다른 지역에서 치러진 정전 70주년 기념식들은 영상으로 소개됐다.
영국 군악대가 식전에 블랙핑크 노래와 오나라 등을 연주하며 분위기를 띄웠고, 행사 중엔 국악 연주와 함께 한국 무용 공연이 펼쳐졌다.
마지막엔 소프라노 이혜지와 영국 합창단이 함께 부르는 아리랑이 울려퍼졌다.
기념식과 함께 영국 각 군과 재향군인회, 한국 대사관이 꾸린 전시회도 개최됐다.

영국 군은 한국전쟁 당시에 쓰이던 무기체계 등을 소개했고 대사관 측은 스크린 여러 대를 동원해서 한국 관광 홍보와 부산 엑스포 안내, 한국군 활동 등을 전시했다.
이날 제공된 도시락에는 디저트로 약과가 포함됐다.
행사 후 만난 참전용사 짐 셀웨이씨는 "한국이 눈부시게 발전했을 뿐 아니라 마스크 등을 보내주는 등 참전 군인들에게 고마워하는 것 같다"며 "목숨을 걸고 싸운 보람이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국전쟁에 참전, 전세계에서 온 동맹들 곁에서 함께 싸우고 죽어간 천여명의 영국인들을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리스 장관은 "그들이 고향에서 수천마일 떨어진 참혹한 환경 속에서 보여준 용기와 희생은 현재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불러오는 데에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두 나라는 나란히 서서 전몰자들을 추모하며, 역내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약속을 지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영국은 6·25 당시 8만1천84명을 파병했으며, 이 가운데 1천106명이 전사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정전 70주년 기념 보도자료를 내고 "2023년으로 한영 관계는 140주년을 맞이한다"며 "한국은 영국의 중요한 파트너로, 양국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유지하고 역내 평화를 증진하며 항행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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