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무직 임금 감소…씀씀이 줄며 디플레 우려 커져"

입력 2023-07-28 16:24  

"중국 사무직 임금 감소…씀씀이 줄며 디플레 우려 커져"
신규 가계저축액 상반기에 2천조원…소매판매의 절반 넘어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임금이 줄어들면서, 소비 위축에 따른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안후이성에서 신용카드 판촉사원으로 일하는 야오 모씨는 지난해보다 임금이 40% 줄어든 6천 위안(약 107만원)에 그쳤다면서, 옷·화장품 구매를 줄이고 자녀의 수영학원 등록을 취소하는 등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장쑤성에서 화장품 판매사원으로 일하던 사오 모씨는 회사 측으로부터 해고나 50% 임금 삭감 중에 선택하라는 통보를 받고 일을 그만뒀다면서, 임금 삭감을 받아들였던 동료들은 임금 체불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상하이의 공공의료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쉬 모씨는 병원 측이 보너스를 취소했고 자금 부족을 이유로 최근 2년 새 급여를 20% 넘게 줄였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서구식의 쾌락주의를 없애겠다고 선언한 뒤 금융기업과 감독기관들이 직원의 임금과 보너스를 삭감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빚에 허덕이는 일부 지방정부는 공무원 급여를 깎았고, 매출 감소에 직면한 일부 병원·학교·민영기업 등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로이터는 올해 얼마나 많은 중국인의 임금이 삭감됐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임금 감소로 인해 가뜩이나 취약한 중국의 소비 의욕이 짓눌리면서 디플레이션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나온다고 진단했다.
중국인들의 지난 상반기 평균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6.8% 상승한 월 1만1천300위안(약 201만원)을 기록했지만, 이러한 추세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쉬톈천은 사무직 노동자의 임금 상승은 억눌린 반면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농민공 등 이주노동자가 공장으로 복귀하면서 평균 임금이 올라간 측면이 있다고 봤다.
채용정보업체 자오핀 조사에 따르면 38개 주요 도시의 신규 일자리 평균임금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0.9% 성장한 데 그쳤고 2분기에는 0.7% 줄었다는 것이다.
홍콩 소재 노동자 권익단체인 중국노동자통신의 아이단 차우 연구원은 "노동자들이 사측뿐만 아니라 노동시장 상황에 의해 압박받고 있다"면서 "노동자들의 협상력이 약해지다 보니 임금 삭감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씨티그룹의 위샹룽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의욕 약화가 굳어지면 (디플레이션이) 자기실현적으로 오고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고, 호주뉴질랜드(ANZ) 은행의 선임전략가 싱자오펑은 "임금 삭감은 디플레이션 위험을 심화하고 소비 의욕을 감소시킨다"고 우려했다.
중국에서는 예상보다 더딘 '제로 코로나' 경기 회복세와 부동산 경기 둔화 속에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0%에 그치며 이미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된 상태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상하이 봉쇄 등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망치(7%대 초반)보다 낮은 6.3%를 기록했고,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5.5%에 그쳤다.
특히 6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에 그치는 등, 중국 당국이 미중 갈등 속에 내수 위주의 쌍순환 성장전략을 내세우는 가운데 내수 부진도 심각한 상황이다.
불확실성 증가 속에 가계가 소비 대신 저축을 택하면서, 가계의 상반기 신규 은행 저축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12조 위안(약 2천144조원)에 이르렀다. 이는 상반기 소매 판매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추가적인 부양책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24일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는 내수 부진 등에 따른 경제 운영상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 소득 증대를 통한 소비 증가와 내수 확대 전략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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