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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니제르 긴장 고조…유럽국 '엑소더스' 개시(종합)

입력 2023-08-02 00:40   수정 2023-08-02 16:50

'쿠데타' 니제르 긴장 고조…유럽국 '엑소더스' 개시(종합)
프랑스, 오늘부터 자국민 대피…독일·스페인·이탈리아도 동참
말리·부르키나파소 "니제르 외국군 개입, 선전포고로 간주"


(요하네스버그·파리=연합뉴스) 유현민 현혜란 특파원 =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니제르에서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의 자국민 대피 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아프리카 지역 공동체의 군사 개입 가능성 경고에 인접국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역내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프랑스 외교부는 1일(현지시간) 쿠데타가 발생한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자국민을 대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 있는 프랑스 대사관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와 영공 폐쇄 조치 등을 감안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국적자뿐만 아니라 니제르를 떠나고 싶어 하는 유럽 국적자를 대피시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대피는 이날부터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옛 식민지 중 하나였던 니제르에 주재하는 프랑스 국민은 2022년 외교부 집계 기준 1천200명 미만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수백 명이 니제르에서 출국해 현재는 600명 안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외무부도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 있는 100명 미만의 자국민들에게 프랑스의 항공편으로 대피하도록 조언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부 장관은 "현재 연방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니제르에 있는 독일 국민의 안전"이라며 대피 지원을 제안한 프랑스의 카트린 콜로나 외교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했다.
스페인 국방부도 이날 니제르에 있는 70명 이상의 자국민을 항공편으로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며 현지 대사관 직원들이 현지 자국민과 접촉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최근 'X'로 이름을 바꾼 트위터에서 니아메에서 이탈리아 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한 특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등은 미국과 함께 세계 7대 우라늄 생산국인 니제르에 군사 훈련 및 이슬람 무장세력 소탕 등을 이유로 군대를 파병하고 있다.
다만, 이들 국가의 군대가 니제르에서 철수한다는 발표는 아직 없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니제르에서는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이 이끄는 군부 세력이 지난달 26일 쿠데타를 일으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축출한 뒤 구금했다.
그로부터 나흘 뒤인 지난달 30일 니아메에서는 군부 세력을 지지하는 시위대 수천명이 니아메에서 가두 행진을 하던 중 프랑스 대사관을 공격했다.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친러시아 성향을 드러낸 시위대는 과거 식민 지배를 했던 프랑스를 비난하며 프랑스 대사관 출입문에 불을 붙이고 돌을 던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니제르가 서쪽 접경국인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국가 모두 군부 쿠데타 이후 러시아 국기를 흔드는 시위대가 목격되는 등 친러 성향으로 기울며 러시아와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영향력이 커졌고, 프랑스 대사가 추방되고 현지 주둔 중이던 프랑스군이 모두 철수했다.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가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온 틈을 타 쿠데타 등으로 들어선 독재 정권을 비호하고 그 대가로 각종 사업권을 얻어내고 있다.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니제르의 쿠데타를 '독립 선언'이라고 부르며 앞으로 아프리카에서 활동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서아프리카 국가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지난달 30일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니제르가 1주일 안에 헌정 질서를 회복하지 않으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며 압박했다.
이에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는 이튿날 외국의 니제르 군사 개입은 자국에 대한 전쟁 선포로 간주하겠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인접국인 기니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군사 개입을 포함해 ECOWAS가 권고한 제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역내 긴장이 확산하고 있다.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기니 세 나라는 최근 몇 년 새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아프리카 사헬 지역(사하라 사막 남쪽 주변) 국가들이다.
이들 세 나라를 비롯해 수단, 차드 등 사헬 지역의 여러 국가에서는 잇따라 군부 세력이 무력으로 권력을 장악했다. 여기에 민주 정부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듯했던 니제르에서도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이 지역에 '쿠데타 벨트'가 조성되며 혼란이 커지고 있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고위 당국자는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니제르의 상황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미국의 목표는 군부 장악을 되돌리려는 ECOWAS의 노력을 지원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군부 장악을 되돌리기에는 기회가 적다고 말했다.
니제르를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니제르를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맞선 대테러전 거점으로 삼아왔다.
니제르에 주둔 중인 미군은 약 1천100명으로 두 곳의 기지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태세 변경과 관련한 발표가 없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hyunmin623@yna.co.kr,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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