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라이칭더 미국 경유에 반발…군사압박 수위 높일 듯(종합)

입력 2023-08-03 22:04  

중국, 대만 라이칭더 미국 경유에 반발…군사압박 수위 높일 듯(종합)
외교부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 취할 것…독립 도발은 반드시 실패"
관영지 "대만해협 긴장 높이는 새로운 사건 될 것" 무력시위 가능성 암시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의 미국을 경유한 파라과이 방문을 빌미로 또다시 대만에 대규모 군사적 압박을 가할 태세다.
대만을 반드시 수복해야 할 영토로 간주하며 대만 관계자들이 타국과 교류하는 것을 반대한 중국은 라이 부총통의 미국 경유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을 통해 "미국과 대만의 공식 왕래를 단호히 반대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어떠한 명목이나 이유로든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반대하며 미국이 어떠한 형태로든 그들과 그들의 행위를 용인하고 지지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 중 핵심으로, 미중 관계에서 넘을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 양국 관계의 주요 성명) 규정을 지키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미국 지도자의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은 사태의 진전을 예의주시하고 국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대만 독립은 출로가 없고 미국에 아첨해 대만을 팔아넘기는 것은 대만 국민을 해치는 것이며 외부 세력과 결탁해 독립을 도발하는 어떠한 행위도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매체도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라이 부총통이 오는 12∼18일 파라과이 방문길에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이번 방문은 대만해협의 긴장감을 높이는 새로운 사건이 될 것"이라고 군사적 압박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미국이 대만 분리주의를 부추긴다는 또 다른 증거"라며 "미국이 중국에 대만 독립 반대를 약속한 것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 4월 차이잉원 총통이 중앙아메리카를 방문하면서 경유지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등을 만난 것을 계기로 사흘간 대만을 사방으로 포위하는 형태의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에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문제 삼아 대만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으로 위협 수위를 높인 바 있다.
이 때문에 라이 부총통의 이번 미국 경유에도 중국이 무력시위를 통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은 최근 라이 부총통을 향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트러블 메이커'라고 비난하며 "라이칭더가 경유를 핑계로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한다는 사실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라이 부총통이 내년 총통 선거 여론조사에서 1위라는 점이 중국의 무력시위 가능성을 높인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이 고강도 무력시위 통해 미국과 대만의 교류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총통 선거에 개입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만 여론재단이 지난 6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만인들은 '미국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54%가 라이 부총통이라고 답변했다.
중국은 겉으로는 양안(중국과 대만)의 평화적 발전을 강조하지만, 대만의 양대 정치세력인 민진당과 국민당이 각각 독립 성향과 친중 성향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국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2월), 마잉주 전 총통(4월), 롄성원 국민당 부주석(5월)을 잇달아 중국 본토로 초청하며 국민당을 공식적인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는 등 노골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쿼정량 전 대만 입법위원은 "민진당 후보의 미국 활동은 반드시 중국의 대응을 부를 것"이라며 "라이 후보의 경쟁자들에게 있어 이것(중국의 반응)은 상황을 반전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군사 활동으로 대만 유권자를 자극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는 무력시위를 자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연합뉴스에 "중국은 내년 총통 선거에서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다져왔다"며 "중국은 군사적 위협과 경제적 압박 등 다양한 수단으로 대만 총통 선거에 개입하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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