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신음하는 지중해 국가들, 바닷물서 염분 빼 식수로

입력 2023-08-08 11:11  

가뭄에 신음하는 지중해 국가들, 바닷물서 염분 빼 식수로
스페인 카탈루냐에 30개월째 가뭄…물 부족에 담수화 플랜트 '풀가동'
伊 풀리아지방,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해 알바니아 강물 끌어쓰기로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수돗물의 5분의 1은 담수화한 바닷물이고 또 다른 5분의 1은 화장실 등에서 나온 폐수를 정화한 것이라면 어떨까.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스페인 대표 도시 바르셀로나의 이야기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속되는 가뭄에 물이 귀해진 지중해 주변 국가들이 바닷물을 끌어다 식수로 사용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스페인부터 이스라엘, 알제리에 이르기까지 각국이 수자원 인프라를 재설계하고 있다. 현지 농부들은 우물을 더 깊게 파고 있고, 아예 물이 덜 필요한 작물로 전환하는 농가도 많다.
바르셀로나가 있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이 특히 장기적인 가뭄에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 이달로 벌써 30개월째다.
강수량이 너무 적어 카탈루냐에서 가장 큰 저수지 중 하나인 사우 저수지는 올해 초 물이 전체 수용량의 6%밖에 차지 않았다. 1960년대 저수지를 만들 때 수몰된 중세 교회가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을 정도다.
물 부족으로 인한 농부들의 타격도 심하다. 농작물 보험 관리 기관인 '아그로세구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스페인 농가에 지급된 보험금은 총 7억7천200만 유로(한화 약 1조1천억원)로 지난해 전체 지급액을 이미 넘어섰다.
스페인 정부가 바닷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무엘 레예스 카탈루냐 수자원청장은 "인구와 기업 활동은 증가하고 있지만 물은 줄어들고 있다"며 "우리는 물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WSJ에 말했다.

스페인은 이에 따라 담수화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향후 3년 동안 담수화 용량을 두 배로 늘린다는 게 카탈루냐 당국의 계획이다.
2009년 가동에 들어간 이래 바르셀로나 식수의 5% 미만을 공급한 요브레가트 담수화 플랜트는 지난해 여름부터 초당 1천900L 이상의 담수를 생산하며 '풀가동'에 들어갔다.
요브레가트 플랜트는 유럽 최대 규모 중 하나로, 바다로 약 2㎞ 뻗은 파이프라인을 통해 해수를 끌어온다. 이후 응고제를 사용해 기름이나 해초 등을 제거하고, 두 개의 필터로 다시 작은 불순물을 걸러낸다. 마지막으로 역삼투압 필터를 통해 물에서 염분을 빼낸다.
전체 과정은 약 5시간 반 정도 걸린다.
담수화한 물은 식수 처리 센터로 흘러 들어가 저수지의 물이나 정화된 폐수 등 다른 수자원과 혼합된다.
유럽연합 규정상 처리된 폐수를 식수로 사용해선 안 되기에, 정화된 폐수는 규제 위반을 피하기 위해 일단 강으로 방류한 뒤 하류에서 다시 추출한다.
물론 담수화의 단점도 있다.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것은 에너지 집약적인 과정이어서 비용이 많이 들고, 담수화 후 남은 초염분수는 해양 생태계에 해롭다.
가뭄과 식수 부족에 시달리는 건 스페인뿐만 아니다.
이탈리아 남동부 풀리아 지역에서는 당국이 아드리아해 건너 알바니아에서 강물을 끌어 쓰기 위해 10억 유로(약 1조4천억원)를 들여 100㎞에 달하는 해저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풀리아 지역엔 큰 강이나 눈 덮인 산이 없어 애초부터 수자원이 부족했기에 이곳 사람들은 적은 물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지역 당국은 물 한 방울도 아끼기 위해 누수된 수도관 보수와 교체에 17억 유로(약 2조4천억원)를 들이고 있다.
이 밖에 폐수 처리장을 추가로 몇 곳 증설하고, 이탈리아 최초의 주요 식수 담수화 플랜트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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