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전쟁의 바다' 된 흑해…러·우크라·나토 삼각 요충지

입력 2023-08-09 11:35   수정 2023-08-09 11:36

다시 '전쟁의 바다' 된 흑해…러·우크라·나토 삼각 요충지
러-나토 전쟁 이전부터 신경전…흑해협정 종료 이후 긴장 고조
"흑해, 이젠 전쟁지역"…'중재역' 튀르키예까지 긴장구도 복합적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3개 회원국에 접한 흑해가 점점 더 전쟁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우크라 수도 키이우 방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의 치열한 전투와는 또 다른 러시아와 나토 동맹국간 전선이 형성돼 대치 위험이 커지면서 흑해가 군사 요충지로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수 세기간 러시아는 흑해를 지정학적·경제적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핵심 해역으로 활용해 왔다.
일 년 내내 온난한 해수는 무역 촉진에 유리했고, 위치상 유럽과 중동 등으로 정치를 펼치기에도 편리했기 때문이다.
나토 입장에서도 흑해는 튀르키예,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3개 회원국이 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만큼 중요한 입지를 차지한다.
나토의 동맹국에 속하는 우크라이나와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몰도바 등 5개국 또한 흑해 인근에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
이에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를 둘러싼 각국의 신경전이 이어져 왔다.
러시아는 전쟁 발발 직후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를 공격하며 마셜제도 국적의 상업용 선박을 비롯한 최소 3척의 민간 선박을 공격했고, 우크라이나 항구를 오가는 모든 선박을 사실상 차단했다.
나토 또한 영해 정찰 활동을 지속해서 벌여왔으며 지난 3월 러시아 전투기와 미국 무인기가 충돌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나토는 국제법상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를 준수하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려는 태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러시아가 지난달 흑해협정 종료 선언 이후 우크라이나 항구뿐 아니라 루마니아 인근의 다뉴브강 항구까지 포격하면서 전선이 나토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나토가 같은 달 26일 나토-우크라이나 평의회를 열고 정찰비행 및 해상초계를 강화한다고 발표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달 초 흑해에서 러시아 군함과 유조선을 잇달아 공격하기도 했다.
전직 나토 주재 미국 대사 이보 달더는 "흑해는 우크라이나 서부만큼 나토와도 연관된 전쟁 지역이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물류업계가 흑해에서 러시아 위협을 넘어서는 '나토 호위'를 바라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일례로 흑해협정을 중재했던 튀르키예는 그간 지속해서 흑해상에서 나토와 러시아의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튀르키예 외교관으로 일했던 시난 울겐은 "튀르키예는 흑해에서의 나토군 활동에 대해 러시아와 갈등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보고 매우 부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근본적 긴장은 미국과 튀르키예가 흑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나토의 안보 우산 내에서 흑해를 어떻게 규정하는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흑해상 긴장 고조는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국제유가 급등에 대한 우려도 키우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acui7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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