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의 반간첩법 비판에 역공…"이기적·패권적·위선적"

입력 2023-08-15 10:46  

중국, 미국의 반간첩법 비판에 역공…"이기적·패권적·위선적"
반간첩법 우려 외국기업에는 '걱정할 필요 없어' 안심시키기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자국의 반간첩법(방첩법)을 비판하는 미국을 향해 "국가안보의 이기적·패권적·위선적 본질을 드러냈다"며 거칠게 비난했다.
정보와 방첩 등을 담당하는 국가안전부는 14일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에 게시한 성명에서 "미국이 최근 개정된 반간첩법을 반복적으로 공격하고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터무니 없는 연극을 연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가안전부는 "미국 국가안보의 배후에는 자국의 일만 급급하고 다른 나라의 이익을 무시하는 미국 우선주의가 있다"고 비난한 뒤 "관리의 방화는 허용되고 백성의 등불은 허용하지 않는 절대 안보의 이념이 농간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리의 방화와 백성의 등불'은 지위가 높은 사람의 전횡은 허용되지만 일반인의 자유는 인정되지 않음을 비판할 때 사용되는 말로 이른바 '내로남불'의 중국식 표현이다.
또 "미국은 강권으로 진리에 도전하고 사적 이익으로 정의를 짓밟았다"며 "이러한 일방주의, 유아독존,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패권적 행태는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과 반발을 불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총기사건, 인종차별, 정치 양극화 등 정치적 어려움을 중국의 위협을 부각해 덮으려고 한다며 전형적인 '내병외치'(內病外治·내부 문제를 외부 타격으로 해결함)라고 주장했다.
국가안전부는 '사과는 내부에서부터 썩는다'라는 중국 속담을 언급하며 "이런 접근 방식은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뿐"이라고 주장한 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막을 수 없고 미국의 진정한 국가안보와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그러면서도 반간첩법 시행으로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외국기업을 향해서는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주빙 상무부 외국투자관리사(司) 사장(국장급)은 이날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 기자회견에서 반간첩법에 대해 "간첩 활동을 예방·단속하고 입법을 통해 국가안보를 유지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자기업은 중국 경제의 중요한 부분이고 중국은 외자기업이 중국에서 발전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중국은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확고히 추진하고 비즈니스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사장은 그러면서 "기업이 법과 규정에 따라 경영하기만 하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경기 회복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중국은 최근 외국 기업들을 향해 비즈니스 친화적 제스처를 취하며 투자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날 발언도 간첩 활동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법률을 개정하고 간첩 색출에 전 국민을 동원하는 중국 당국의 모습에 외국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자 서둘러 불안감 진화에 나서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중국 국무원은 최근 외자기업을 중국기업과 동등하게 대우하고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과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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