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합류는 했지만…4대 그룹, 정경유착 재발 우려에 신중

입력 2023-08-22 14:29  

한경협 합류는 했지만…4대 그룹, 정경유착 재발 우려에 신중
삼성증권은 불참…삼성 준감위, 불법행위시 즉시 탈퇴·회비 사전승인 등 권고
SK·현대차 "실질적 활동은 추후 결정"…LG, 정치적 중립 안전장치 등 제안키로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임기창 기자 =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후신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합류하기로 했지만, 일단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해산에 따른 회원 자격 이관에 그치는 만큼 사실상 '절반의 복귀'라는 평이 나온다.
4대 그룹 계열사 중 삼성증권이 합류를 거부하는 등 아직 한경협의 혁신안 실천을 놓고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4대 그룹은 한경협의 혁신안 실천 등에 따라 추후 본격적인 활동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회비 납부와 회장단 참여 등 실질적인 복귀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한경연 흡수 통합 등의 정관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주무관청인 산업통상자원부가 다음 달 중으로 이를 승인하면 4대 그룹도 법적으로 한경협 회원사가 된다.
산업부 승인 이후로 놓고 보면 국정농단 사건 당시 가장 먼저 전경련에서 탈퇴한 LG그룹의 경우 6년 9개월 만에, 삼성을 비롯한 나머지 그룹은 6년 7개월 만에 전경련에 복귀하는 셈이다.
다만 아직 '100% 복귀'는 아니다.
일단 삼성의 경우 기존 한경연 회원사였던 5개 계열사 중 삼성증권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와 이사회의 반대 의견에 따라 한경협에 합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준감위는 삼성증권이 준감위 협약사가 아닌 만큼 한경협에 통합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유착 재발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앞서 준감위는 "한경협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단절하고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입장"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준감위는 삼성 관계사에 한경협이 약속한 '싱크탱크 중심의 경제단체' 역할에 맞지 않는 부도덕하거나 불법적인 정경유착 행위, 회비·기부금 등의 목적 외 부정한 사용, 법령·정관을 위반하는 불법 행위 등이 있으면 즉시 한경협을 탈퇴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한경협 회비 납부 시 준감위 사전 승인 등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한경협으로의 흡수통합에 동의한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4개사는 "준감위의 권고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이날 "한경연 해산과 새로운 한경협 출범 발표에 따라 4대 그룹도 자연스럽게 한경협 회원으로 가입한 상황"이라며 "한경연-한경협 통합에 따라 자동 가입 처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다만 "향후 실질적 활동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회비 납부, 회장단·경영위원회 참여 등은 아직 논의하기에 이르며 한경협의 혁신안 추진 과정에서 논의 및 검토할 사안"이라며 실질적 활동 여부는 추후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SK그룹의 한경협 회원사는 4곳(SK㈜,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이다.
5개 계열사(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가 한경협 회원사로 합류한 현대차그룹은 이달 말 각 계열사 이사회 산하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 회원 자격 이관과 관련한 사후 보고를 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한경협 활동 여부는 추후 혁신안 실천 및 변화되는 모습 등을 감안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실질적인 활동 참여를 결정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LG그룹의 경우 한경연 회원사였던 ㈜LG와 LG전자가 전날 오후 각각 ESG위원회를 열고 한경협 합류에 관해 논의했다.
ESG위원회 위원들은 내년 2월 정기총회까지 한경협이 글로벌 싱크탱크로의 전환이라는 혁신안을 제대로 실행하는지 지속적으로 면밀하게 살펴보고, 필요한 부분은 회사 측에서 제안 또는 요청해야 함을 전제한 뒤 관련 사안을 ESG위원회에서 주기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한경협이 개별 기업이 파악하기 어려운 글로벌 경영정보 제공과 정책적 대응 방향 제시, 축적된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바탕으로 민간 경제외교 분야에서 구심적 역할을 수행해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LG는 한경협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 정치적 중립 유지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 ▲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 ▲ 글로벌 싱크탱크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준비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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