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둔화·반간첩법 강화 속 일부 외국 로펌들 철수

입력 2023-08-25 10:48  

중국 경제둔화·반간첩법 강화 속 일부 외국 로펌들 철수
5년새 외국 로펌 39곳 줄어…"기밀 중국에 넘어갈까 우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경제 둔화와 반간첩법 강화 속 일부 유명 외국 로펌들이 중국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25일 보도했다.
명보는 미국의소리(VOA)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을 인용, 매출 기준 세계 최대 규모 국제 로펌인 레이텀&왓킨스가 20년간 운영해온 상하이 사무소를 폐쇄하고 베이징 사무소와 통합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매출 규모 세계 3위인 국제 로펌 덴튼스는 중국 로펌 다청과 결별했다고 덧붙였다. 덴튼스는 2015년 다청을 합병해 중국에서 '다청 덴튼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왔지만, 이달 들어 이 관계를 청산했다.
덴튼스는 다청이 더 이상 자사의 일원이 아니라고 밝혔으며, 이는 최근 중국 정부가 네트워크·데이터 안보 등과 관련해 중국 로펌들에 요구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14일 현재 중국에는 205곳의 외국 로펌이 운영되고 있다.
2017년 244곳이었던 외국 로펌은 2020년 217곳, 2021년 208곳으로 점차 감소해 5년 새 39곳이 줄었다.
VOA는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물가하락)에 진입하고 개정 반간첩법이 시행되면서 주중 외국 기업들은 향후 중국 사업에서 불안정한 요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일부 유명 외국 로펌들은 돌연 중국 사업을 축소하거나 완전히 철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일 시행된 개정 반간첩법은 간첩의 정의를 확대하면서 법 조항도 기존 44개 항에서 71개 항으로 대폭 늘렸다.
쓰촨성의 란퉁 변호사는 덴튼스가 다청과 결별한 것은 업무상 알게 된 외국 기업의 기밀이 중국 정부에 넘어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봤다.
그는 VOA에 "다청은 덴튼스와 협력을 통해 외국 기업들의 일부 기밀을 알게 됐다"며 "과거에는 외국 로펌들이 중국 회사들과 일부 중요한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을 꺼리지 않았지만 지금은 중국이 자국 회사들을 감시하고 있어 매우 우려하고 있고 이에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중단해야 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의 개정 반간첩법 시행을 앞두고 6월 30일 홈페이지에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에 대한 여행을 재고할 것을 권고하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국무부는 "중국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현지 법을 자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미국 국민이 부당하게 구금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올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3년 만에 국경을 열었지만 미중 관계 악화와 반간첩법 강화 속에서 중국을 찾는 외국인 수는 코로나19 이전에 한참 못 미친다고 VOA는 지적했다.
지난달 19일 중국 국가이민관리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억6천800만명이 중국을 출·입국했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의 48.8%에 불과하며, 특히 그중 외국인은 843만8천명에 그쳤다. 2019년 한 해 동안 중국을 왕래한 외국인은 9천767만5천명이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경제 악화도 현지 외국 기업들을 타격하고 있다.
광둥성의 변호사 판뱌오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로펌 운영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재 자신의 로펌 사업이 팬데믹 이전의 거의 절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쓰촨성의 란퉁 변호사도 현재 사업이 팬데믹 이전의 절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VOA는 "많은 성과 시의 일선 변호사들도 사업이 예전 같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며 "중국의 안 좋은 경제 상황도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철수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짚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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