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여객기 추락사고 배후는 프랑스 공군" 전 伊총리 주장

입력 2023-09-03 01:05  

"1980년 여객기 추락사고 배후는 프랑스 공군" 전 伊총리 주장
아마토 전 총리, 라 레푸블리카와 인터뷰…마크롱에게 진실 촉구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81명의 목숨을 앗아간 1980년 이탈리아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가운데 전 이탈리아 총리가 프랑스 미사일 격추설을 제기했다.
줄리아노 아마토 전 총리는 2일(현지시간) 발간된 이탈리아 주요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 "프랑스 공군이 당시 리비아 지도자인 무아마르 카다피를 암살하려다가 실수로 여객기를 추락시켰다"고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43년 전인 1980년 6월 27일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시칠리아로 향하던 국내선 여객기가 티레니아해 작은 섬 우스티카 상공에서 굉음과 함께 폭발한 뒤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객 77명과 승무원 4명이 전원 사망했다.
이탈리아에서 '우스티카 대학살'로 불리는 이 참사는 지금까지도 사고 원인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사고 이후 이탈리아에서는 여객기 내부에 설치된 폭발물 때문이라거나, 외부에서 발사한 미사일에 격추된 것이라는 등 참사의 원인을 둘러싸고 각종 가설이 난무했다.
사고 여객기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투기와 리비아 전투기의 공중전에 휘말린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당시 나토는 리비아를 철권 통치하던 독재자 카다피를 제거하기 위한 군사 작전에 나섰다. 유고슬라비아에서 회의를 마치고 리비아로 돌아가는 카다피를 제거하기 위해 나토 전투기가 출격했다.
이에 따라 사고 해역 부근에서 나토 전투기와 리비아 전투기 간 공중전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여객기가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고 당일 레이더 기록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가 티레니아해역으로 진입했을 무렵, 해당 지역 상공에선 비행 활동이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아마토 전 총리는 "가장 신빙성 있는 버전은 프랑스 공군이 미국과 공모해 6월 27일 저녁 해당 상공에서 군사 작전에 참여했다는 것"이라며 "아마도 미사일은 프랑스 전투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가 카다피를 제거하기 위해 군사 작전에 나섰지만, 당시 카다피가 이탈리아 사회당 출신 전 총리였던 베티노 크락시의 귀띔을 받고 군용기에 탑승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미사일 격추설은 새로운 주장은 아니다. 추락 사고 당시 이탈리아 총리였던 프란체스코 코시가는 2008년 TV 인터뷰에서 리비아 군용기를 표적으로 삼은 프랑스 미사일이 추락 사고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시가 전 총리는 이를 뒷받침할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아마토 전 총리 역시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했다. 그는 대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의 주장을 반박하거나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 문제는 마크롱 대통령이 근거가 없음을 입증하거나, 근거가 확인되면 이탈리아와 희생자 가족에게 정부의 이름으로 깊은 사과를 해야만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85세인 아마토는 총리 시절인 2000년 당시 미국과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과 자크 시라크에게 각각 편지를 보내 진상 규명을 촉구했지만, 답변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1983년 정계에 입문한 아마토는 1992∼1993년과 2000∼2001년 두 차례에 걸쳐 총리직을 역임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날 총리실을 통해 성명을 내고 아마토 전 총리의 발언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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