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성과내고 막 내린 뉴델리 G20 정상회의

입력 2023-09-10 18:34  

'예상 밖' 성과내고 막 내린 뉴델리 G20 정상회의
200시간 마라톤 협상 끝에 공동선언 도출·AU 가입 승인
'일대일로 맞불' 인도·중동·유럽 철도 연결 구상도 제시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 뉴델리에서 9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예상 밖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불참 등으로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할 것이란 게 지배적 전망이었음에도 공동선언이 도출됐기 때문이다.
또 회의를 계기로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대한 미국의 맞불 성격의 사업 구상도 나왔다.
G20 의장국 인도로서는 아프리카연합(AU)의 G20 가입으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맹주 자리를 굳히는 효과도 얻게 됐다.

◇ 200시간 논스톱 협상 끝에 '전쟁 완화' 표현 합의
작년 초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부분을 공동선언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G20 셰르파(정상회의 준비 책임자)들의 고민이었다.
인도 셰르파 아미타브 칸트는 10일 취재진에 전쟁관련 표현이 가장 복잡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여 시간 논스톱 협상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고 인도 매체들은 보도했다.
또 300여 차례 양자회담이 열렸고 15개 가안이 테이블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책임을 묻고 강력히 비판하는 내용이 공동선언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러시아나 중국은 G20 틀이 전쟁을 논의하는 포럼은 아니라고 맞섰다.


결국 인도의 적극적 중재로 전쟁 관련 표현을 완화하는 식의 타협이 나왔다.
공동선언에는 유엔 헌장을 준수하고 영토 침략을 위한 무력 사용이나 위협은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G20 정상회의 개막 첫날 오후에 공개된 34쪽 공동선언에는 100여 가지 이슈가 담겼다.
기후변화와 재생에너지, 여성 주도 발전, 디지털 인프라 등 지속가능 발전 방안들이었다.
앞서 경제와 문화 등 다른 부문 논의를 위한 실무회의도 인도 전역 60여개 도시에서 200여차례 개최됐다.
아프리카연합(AU)의 G20 가입 승인도 성과의 하나로 들 수 있다.
아프리카 전체 55개국 14억 인구를 거느린 AU가 G20에 합류함으로써 글로벌 사우스의 목소리가 G20 틀 속에서 더 많이 나올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인도는 선진국 회원들과 글로벌 사우스간 가교역할을 하며 글로벌 사우스 '맹주' 자리를 더욱 굳힐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주도 '일대일로' 맞불 사업 구상도 제시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룬 '회의 밖' 성과도 눈길을 끈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맞서 인도-중동-유럽의 철도·항구 등 인프라를 연결하는 구상이 미국 주도로 출범했다.
미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이 회의 첫날 이런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이다.
사업 참가국들은 앞으로 60일 내 실무그룹을 구성, 재원마련 등 구체적 계획 수립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시 주석이 불참한 이번 정상회의 기간에 일대일로 맞불 성격의 사업 구상이 나온 셈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번 구상이 "역사적"이라며 철도 연결만으로도 EU와 인도 간 교역 속도를 40%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악관은 "이 기념비적 회랑은 두 대륙에 걸친 연결성 강화와 경제적 통합을 통해 경제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인도, 브라질 등은 탈탄소화를 위한 글로벌 바이오연료 동맹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동맹은 ▲ 바이오 연료 공급 확보 ▲ 바이오 연료의 낮은 가격 유지 ▲ 바이오 연료의 지속 가능한 방식 생산 등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국가들도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동맹에는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모리셔스, UAE 등도 참여했다.


◇ 인도 매체들, 정상회의 성과에 후한 점수
인도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 준비에 전력투구해왔다.
이런 가운데 인도의 달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지난달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태양관측용 위성 발사도 성공적으로 이뤄져 세계의 이목이 인도에 집중됐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이뤄진 이번 정상회의 성과에 일부 현지 매체들은 후한 점수를 줬다.
일간 더타임스오브인디아 등은 자국 정부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글로벌 사우스 자리를 굳히는 것은 물론 지구촌의 다양한 현안 해법을 도출해내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에 어렵사리 도출된 공동선언도 회원국들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G20 정상회의를 통해 어떤 문제도 해결된 적이 없다는 혹평도 존재한다.
한편 인도 당국이 이번 정상회의를 준비하면서 슬럼가 철거, 거리의 떠돌이 개 격리 등의 조치를 한 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yct94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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