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앙숙' 도미니카공화국·아이티 국경 막힌다

입력 2023-09-15 16:13  

'카리브해 앙숙' 도미니카공화국·아이티 국경 막힌다
범죄집단 장악한 최빈국 아이티 주민 신음 커질 듯
도미니카, 이주민 유입에 갈등 겪다가 물 분쟁 이유로 폭발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미니카공화국과 아이티의 국경이 양국의 갈등악화 속에 무기한 봉쇄된다고 AFP통신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루이스 아비나데르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은 "아이티와의 육지, 바다, 상공 전체의 국경을 필요할 때까지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비나데르 대통령은 아이티가 도미니카공화국과 공유하는 마사크르 강에 농업용수를 끌어다 쓸 수로를 건축한다는 점을 사유로 들었다.
그는 자국 농민의 피해 우려를 들어 수로 건설을 용납할 수 없는 도발로 규정하며 국경폐쇄가 양국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수로 건설이 양국이 체결한 다수 국경조약에 어긋난다며 이달 초부터 불만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아이티는 "우리는 우리의 천연자원을 이용하는 것과 관련해 주권적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은 수자원 분쟁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그간 갈등 현안이 많던 카리브해의 앙숙이었다.
특히 치안이 불안하고 빈곤한 아이티에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밀려드는 이주민 행렬은 양국 관계를 악화하는 주요 원인이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이번 수자원 분쟁을 이유로 들어 지난 11일 아이티인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지난주에는 일주일에 두 차례씩 양국 국경을 넘어 열리는 시장으로 오가는 통행로를 차단하기도 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을 오가는 국경이 완전히 막히면 아이티 주민의 고통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악의 빈국 가운데 하나인 아이티는 정치적 혼란, 치안 불안, 경기 부진 등으로 총체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80%가 범죄조직에 장악돼 몸값을 받아내려는 납치, 무장 강도, 차량 탈취 등이 기승을 부린다.
국민의 절반가량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폭력과 빈곤은 수많은 아이티인이 살기가 나은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밀입국하는 주된 이유다.
현재 도미니카공화국은 380㎞에 이르는 양국 국경을 따라 이미 160㎞짜리 콘크리트 장벽을 세우고 미등록 이민자의 입국을 막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아이티가 공식 수입하는 물품의 25% 이상이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온다.
허술한 국경관리를 뚫고 들어오는 밀수품을 더하면 도미니카공화국에 대한 아이티의 무역 의존도는 훨씬 높아진다.
미국 정부의 아이티 특사를 지낸 대니얼 풋은 "아이티인이 식량안보 측면에서 이미 아주 힘든 처지"라며 국경폐쇄로 곤경이 더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미니카공화국 오토노머스대학의 경제학자 안토니오 키리아코는 도미니타공화국으로 국경을 넘어 매일 출근하는 아이티인 농업, 상업, 공업 노동자들을 거론하며 "국경폐쇄는 명백히 둘 다 패자가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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